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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불법 자금 거래 의혹' HSBC, 주가 25년 만에 최저치로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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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거래일보다 5.33% 하락···1995년 이후 최저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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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의심 자금을 유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영국계 글로벌 은행 HSBC의 주가가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1일(현지시간) 홍콩 증시에 상장된 HSBC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33% 하락한 29.30 홍콩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1995년 5월 이후 25년 만에 기록한 최저치다.

로이터통신은 HSBC가 불법 의심 자금을 유통했다는 의혹에 연루되며 주가가 폭락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 등 여러 언론사와 함께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에서 입수한 은행들의 의심거래보고(SAR) 2,100여 건을 분석한 결과, 1999~2017년 사이 이뤄진 불법 의심거래에서 HSBC와 JP모건체이스, 도이체방크 등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ICIJ는 HSBC가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에 특정 계좌가 이용되는 사실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백만 달러가 유통되도록 방치했다고 강조했다. HSBC는 보도 후 성명을 발표하며 “금융범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년간 금융당국에 협조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서의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HSBC가 중국 정부의 ‘신뢰할 수 없는 기업(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명단에 오른 기업은 중국의 투자활동은 물론 수출입 역시 금지된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CEB의 배니 람 리서치팀장은 중국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에 “이 명단에 오르면 중국 사업 확장에도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며 “이 같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HSBC가 올해 경쟁업체보다 더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HSBC의 주가는 올해 들어 52%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4월 HSBC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1946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 지급을 취소하면서 주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아울러 중국이 강행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세계 곳곳으로부터 질타를 받기도 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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