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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또 충돌한 미·중…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시진핑 "코로나 정치화"(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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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탓 썰렁한 제75차 유엔총회

트럼프·시진핑, 코로나 책임론 공방전

트럼프 "중국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다"

시진핑 "코로나의 정치화 막아야" 반박

유엔 사무총장 "새로운 냉전 피해야"

푸틴 "자체 개발 백신 무상 제공" 눈길

이데일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 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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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세계는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코로나19 지칭)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로나19 사태를 더는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유엔 무대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5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다. 최근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매각건 등을 두고 연일 갈등을 빚는 와중에 ‘외교의 슈퍼볼’ 유엔총회에서도 맞붙은 것이다.

유엔총회는 유엔의 모든 업무를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관이다. 그 중 일반토의는 전세계 회원국 정상들이 유엔본부 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연례행사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정상들이 사전 녹화한 화상 연설로 대체했다.

트럼프, 코로나 중국 책임론 직접 언급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중국 때리기’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은 취임 후 네 번째다. 그는 지난 세 차례 연설 때마다 북한 문제를 주로 거론했는데, 이번에는 중국을 자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한 파괴”(2017년), “북한과 대화중”(2018년), “북한 비핵화 필요”(2019년) 등을 언급했으나, 이번에는 예상 밖으로 북한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는 “유엔 창설 75년이 지난 가운데 우리는 다시 한 번 거대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전세계 188개국에서 무수한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 바이러스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그들은 무증상자들이 코로나19를 퍼뜨리지 않을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며 유엔 차원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비판했다. 그는 “WHO는 중국 정부와 중국이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곳”이라며 “WHO는 인간 사이의 전염의 증거가 없다고 거짓 선언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공격적으로 자원을 동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백신을 보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코로나19 대유행을 끝낼 것”이라며 “번영과 평화의 새 시대로 들어설 것”이라고 했다.

그는 환경 이슈를 들면서도 중국을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매년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과 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독성이 강한 수은을 대기로 방출한다”며 “중국의 탄소 배출량은 미국의 거의 두 배”라고 했다.

시진핑 “코로나의 정치화 막아야” 반박

이에 시 주석은 코로나19의 정치화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미국을 향한 직접 공격은 없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한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을 반박한 것으로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로, 시 주석은 네 번째로 각각 연설했다.

시 주석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려면 전세계 각국이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며 “WHO가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일방주의 대신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 협력을 주장한 것이다.

시 주석은 또 미국과 극한 갈등을 염두에 둔듯 “중국은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으로서 평화적이고 개방적”이라고 “다른 나라와 냉전을 벌일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각 나라마다 차이점이 있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의식한듯 “우리는 새로운 냉전을 피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며 “세계 양대 경제 대국이 지구촌을 갈라놓는 미래는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유엔 직원들에게 무상 제공하겠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가 자체 개발해 세계 최초로 공식 승인한 ‘스푸트니크V’가 그 대상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코로나19 대처에서 국제사회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이후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 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을 포함해 한국과 중국, 일본, 몽골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했다.

한편 올해 유엔 총회는 코로나19 탓에 유례없이 썰렁한 분위기 속에 치러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 유엔 본부가 위치한 뉴욕 맨해튼 곳곳은 주요국 정상 혹은 외교 고위인사들로 북적였는데, 올해는 단 한 명의 정상도 본부를 찾지 않았다. 유엔 본부 소재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게 직접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그 역시 화상 연설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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