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의료인력 확대 필요성이 요구되는 가운데 시민단체가 다시 공공의료 개혁을 촉구했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공공의료 정책을 추진한다 발표했으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사단체들이 이에 반대하며 전공의·전임의의 집단 휴진에 들어갔다. 결국 여당은 의협과 공공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합의안에 서명했다.
참여연대와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연합 등 115개 노동·시민사회 단체가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 합의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시민의 안전권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공공의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박한 상황"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공공의료 개혁 논의에 시민을 배제하고, 자신들의 이권을 관철시키기 위해 집단 휴진을 강행한 의협에 밀려 공공의료 정책 추진을 좌초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정책은 시민의 건강과 안전 보장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사회정책"이라면서 "정책의 개혁 방향과 내용을 논의하는데 시민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는 "의정협의체가 보건의료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은 법대 정원 문제를 정부와 변협이 결정하고 기업 정책을 정부와 재벌이 결정한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며 "공공의료와 공공의료 인력은 의정협의체가 아니라 시민·노동단체와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우 공동대표는 "더 큰 문제는 의정협의체가 의대정원이나 공공의대만이 아니라 지역 의료 활성화나 필수 의료 문제 등 사실상 '수가인상'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라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가 있음에도 의정협의체가 이를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불법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에 더해 정부는 의정협의체에서 건정심 구조개편까지 논의한다고 합의했다"며 "국민이 낸 보험료의 쓰이는 곳과 의병원의 수가를 결정하는 건정심 구조를 의사들과 정부가 논의하고 결정한다는 건 건강보험 가입자인 시민들은 돈만 내고 빠지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은 공공병원이 부족한데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공공병원을 확충하려는 의지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가 정한 70개 의료생활권 중 적정 규모의 종합병원이 전혀 없는 지역이 25개에 이를 정도다. 대전·울산·광주 등 광역지자체에도 지방의료원이 없는 등 공공병원 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태다. 그러나 정부는 2021년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공공병원 신축 예산을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
윤 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 신설은 비용 대비 수입이 1을 넘어야 한다는 경제성·수익성 중심의 예비타당성 조사 장벽에 부딪쳐 왔다"며 "의료공백지역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회는 국가재정법을 개정해 경제성 평가 대상에서 '공공병원 신설'을 면제하고, 정부는 공공병원 예산을 적극 편성하는 등 공공의료 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전공의·전담의의 집단 휴진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은 "의사도 노동자로서 헌법에 나와 있는 노동3법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지만, 이번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노조법상의 적용을 받지 않고 필수의료를 위한 인력조차 철수시킨 불법 집단행동"이라며 "의사가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필수의료 공백은 없어야 한다는 세계의사협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의사의 집단행동을 적절히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호사가 파업할 경우 노조법에 따라 필수공익사업장인 병원에 필수유지업무를 할 수 있도록 법령에 정해놓은 것처럼 의사들이 필수의료 공백을 발생시킬 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재 요건을 신설하는 등 병원의 필수의료 유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와 의협 합의안 폐기 및 노동·시민·정부가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 협의체 구성 △공공의료기관 신설, 기존 공공병원 확대·강화 △공공의사 양성과 보건의료인력 확충 △공공보건의료 컨트롤타워 설립 △필수의료 공백 방지 법제화 △의료 영리화 중단 및 공공의료 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23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115개 노동·시민사회 단체들이 정부와 의협의 합의안 폐기를 촉구했다. 이들은 "공공의료 정책 결정에 당사자인 시민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온라인 생중계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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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은 기자(pi@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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