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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우리말 바루기] ‘제1호’가 될 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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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제약 속에 직장인들은 또 다른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1호 공포증이다. 회사 내 1호 확진자가 되면 동료나 조직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압박감이 크다는 이가 많다.

‘1호’를 ‘제1호’와 같이 표현하기도 한다. 여럿 가운데서 첫째간다는 의미다. 이때 ‘제(第)-’는 그 숫자에 해당되는 차례의 뜻을 더한다. 접두사이므로 뒤에 오는 아라비아숫자 1과 붙여야 하나 ‘제 1호’와 같이 띄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제 1호가 될 순 없어”처럼 표기해선 안 된다. 어떻게 띄어야 할까?

맞춤법 띄어쓰기 규정에선 ‘제1 호’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접두사는 뒤에 오는 말과 붙이고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는 띄어 쓴다. ‘제1호’처럼 아라비아숫자 ‘1’과 ‘호’를 붙이는 것도 허용한다. 수관형사 뒤에 단위명사가 붙어 차례를 나타내는 경우엔 앞말과 붙일 수 있도록 했다. ‘제 1호’와 같이 접두사인 ‘제-’를 띄는 것은 규정에서 벗어난 표기다. 공문서나 논문에서 특히 이런 오류가 흔해 혼동을 일으키지만 ‘제 1호’라고 하면 안 된다. 표기 원칙은 ‘제1 호’이나 실생활에선 허용 띄어쓰기인 ‘제1호’로 사용하는 빈도가 높다.

아라비아숫자를 한글로 바꿔 보면 규정을 더 이해하기 쉽다. ‘일, 이, 삼’ 앞에 접두사 ‘제-’가 오면 ‘제일, 제이, 제삼’과 같이 적는다. 뒤에 명사가 뒤따르면 ‘제일 회, 제이 차, 제삼 조’처럼 띄어야 한다. 이때도 ‘제일회, 제이차, 제삼조’로 붙이는 것은 허용한다. ‘제 일회, 제 이차, 제 삼조’로 사용할 순 없다. ‘제-’는 접두사라 띄어 쓰면 안 된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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