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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장애인 등 취약층 82% “생활 어려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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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장애인복지관, 이용자 실태조사

코로나19로 시설 폐쇄 갈 곳 잃어

70%는 “긴급 상황시 대처 못해”

“급식 서비스 못받아 굶는다” 14%

사회적 관계 단절·심리 불안 호소

“돌봄 지원 강화 등 대책 마련해야”

전북 전주에 사는 맞벌이 부부 A씨는 요즘 아침마다 치매성 질환이 있는 아버지와 한바탕 실랑이를 벌인다. 돌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예방을 위해 복지관 등 장애인 관련 시설마저 폐쇄하면서 홀로 집에서 생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집안에만 계시라고 신신당부한 뒤 일터로 향하지만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장애인복지관 등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을 잃은 장애인을 포함한 취약계층이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사회적 관계 단절과 심리 불안 등을 이유로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

전북장애인복지관은 최근 이 지역 종합사회·노인·장애인 복지관 이용자 200명과 현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취약계층 사회복지 서비스 실태’를 조사한 결과 82%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생활에 어려움을 호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8.5%는 코로나19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53.5%는 “일부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다. 생활의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는 ‘외출·이동 제한’(24.0%)을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으로 ‘심리적 불안’(20%), ‘사회·이웃 간 관계 단절’(16.0%), 건강관리(12.0%) 순이었다.

또 재난이나 신변의 위협 등 긴급 위기상황 발생 시 10명 중 7명가량은 “대처가 어렵다”(69.7%)고 답했다. 이들 중 어렵게 스스로 해결한 경우(40.9%)도 많았지만, 방치되거나 참는 것(28.8%) 이외 달리 방법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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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기관 등에서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면 76.0%가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집에서 하는 일 없이 지낸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시락 급식이나 밑반찬 제공 등 서비스를 못 받은 이들 중에는 스스로 해결한 경우도 있지만, 14%가량은 굶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장애인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회적 관계와 소통 단절로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물리적·심리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들의 통합돌봄과 활동 지원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대책과 가이드라인 등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전날 평화사회복지관과 사회보장 특별지원구역 사업인 ‘평화동 다시 세우기 프로젝트, 지·지 케어(지역민이 지역민을 돌봄)’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울·무력감에 빠진 중장년층이 돌봄이 필요한 노인 등에게 직접 만든 도시락을 배달하는 돌봄형 일자리를 2022년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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