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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단독] 여권 ‘윤석열 수사’ 사인보내자… 이성윤, 특수부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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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尹 처가 사건’ 수사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와 아내 관련 고발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이 이번 사건을 최근 형사 6부에 재배당하면서 동시에 반부패수사 1·2부(옛 특수 1·2부)에도 사건 검토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에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여권이 일제히 ‘윤석열 수사’ 사인을 보내자, 대통령의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특수부’까지 동원해 ‘윤석열 찍어내기’ 수사를 벼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총장의 측근을 겨냥했던 ‘채널A 사건’과 달리 이번 사건은 정부·여당, 친여(親與) 매체의 ‘지원’ 속에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수사란 점에서 파장이 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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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尹 총장 겨냥 수사

서울중앙지검은 당초 형사1부에 있던 윤 총장 처가 고소·고발 사건을 지난 8일 형사 6부에 재배당했다. ‘윤석열 본격 수사’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면서 반부패수사 2부에도 사건 검토를 맡겼다고 한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 부서 정용환 부장과 검사들은 “특수부가 다룰 만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인사들은 “정용환 부장은 친정권 성향의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의 최측근인데, 그런 사람마저 이 사건 검토를 반대한 것”이라고 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은 사건 검토를 반부패수사 1부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전준철 반부패수사 1부장은 ‘채널A 수사’에 참여했던 검사다. 일각에선 “이 사건이 반부패수사 1부에 재재배당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특수부 검사들이 강제 수사 포인트를 잘 잡기 때문에 특수부에 사건 검토를 맡겼을 것”이라며 “겉으론 형사부에 수사를 맡기고 뒤로는 특수부 화력을 동원하는 이성윤 지검장의 양두구육식 수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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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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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난 사건 재·삼탕 수사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윤 총장 처가 고소·고발 사건은 3가지다. 먼저 윤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스포츠센터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한 과정에서 지인 정모씨와 다툼을 벌인 사건이다. 최씨는 수익 배분 문제를 두고 정씨를 강요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정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씨는 2010년 최씨가 자기를 무고(誣告)했다며 서울동부지검에 최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되레 본인이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정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검사가 직전까지 이성윤 지검장 핵심 참모로 있었던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었다. 이런 정씨가 올 2월 최씨를 무고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또 고소한 것이 이번 수사의 계기였다.

두 번째 사건은 윤 총장 아내 김모씨의 2010~2011년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다. 친여 매체들은 김씨가 이를 통해 거액을 벌었을 것이란 의혹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당시 한국거래소는 이 회사 주가 조작 의혹을 자체 조사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은 최씨가 2013년 파주의 한 불법 요양병원의 공동 이사로 참여해 부당 이득을 봤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도 검찰이 수사했지만, 최씨는 병원 경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내부 문건이 나와 처벌을 받지 않았다. 주가 조작 및 요양병원 의혹 모두 지난 4월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와 황희석 최고위원 등이 고발한 사건이다. 최 대표가 2017년 5월 “윤석열의 삶이 어디 한 자락이라도 권력을 좇아 양심을 파는 것이었더냐?”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릴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수사라인 특정고 출신으로 채워져

윤 총장 처가 관련 사건은 과거 검찰 수사 등을 통해 결론이 난 ‘재탕 사건’이고, 관련 고소·고발도 올 초에 접수됐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런 사건을 현 시점에 다시 수사하는 건 최근 정부·여당과 친여 매체의 ‘윤석열 수사’ 요구에 화답하는 수사란 관측이 검찰 주변에서 나온다. 친여 매체들이 최근 윤 총장 처가와 관련한 각종 의혹 보도를 하자, 민주당은 지난 20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검찰이 수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발표했다. 추미애 장관도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 “성역 없는 수사를 하라”고 했다.

이 수사의 핵심 주체가 특정 고교 출신이란 점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 사건을 맡은 박순배 서울중앙지검 형사 6부장은 순천고 출신이다. 사건 검토를 맡은 전준철 반부패수사 1부장과 최모 부부장, 전국 검찰청의 특수 사건을 총괄하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강력부장도 순천고 출신이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윤석열 때리기에 앞장섰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순천고 출신”이라며 “여권과 친정권 검사들이 합세해 노골적으로 윤석열 찍어내기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했다.

[조백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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