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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조국과 추미애의 결정적 차이…이제는 '검찰의 시간'[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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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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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9.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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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검찰이 자신을 기소하자 "이제 검찰의 시간은 끝나고 법원의 시간이 시작됐다"며 재판에서 무죄를 밝히겠다고 자신했다. 검찰이 막강한 ‘수사권력’으로 조 전 장관을 피고인으로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검찰의 수사는 결코 진실이 될 수 없다는 의미였을 것이다. 1심에서라도 무죄 판결을 받으면 조 전 장관의 ‘정치적 복권’도 성공할 것이란 섣부른 기대도 나왔다. 검찰개혁의 십자가를 지고 ‘검찰쿠데타’ 세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호소인’으로서 말이다.

1년이 지나 법정에 선 조 전 장관은 ‘법원의 시간’에서도 좀처럼 부활을 선언하지 못하고 있다. 비공개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따지기 힘들었던 검찰 수사와 달리 재판은 모든 과정에 공개로 진행된다. 조 전 장관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재판 증언대에 서서 “증언을 거부하겠다”며 무죄를 입증할 진실을 외치기보다는 사안의 실체를 모호하게 가져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코로나 악재’까지 겹치면서 1심에서라도 그의 무죄를 확인해 줄 법률적 증명서는 언제 받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다. 반면 ‘정치 시계’는 조 전 장관의 ‘정치적 복권’을 기다려주지 않고 빠르게 움직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과 관련한 의혹이 번지자 일각에선 ‘제2의 조국 사태’로 흘러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제2의 조국 사태'는 검찰개혁의 완수를 외치는 추 장관과 여당의 태도에서 재현됐다.

‘트럼프식 행보’를 보이며 끊임없이 구설수를 만드는 추 장관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여당 내부에서도 똘똘 뭉쳐 추 장관을 방어해주는 방패막이가 돼줬다. 딱히 열성 지지자를 거느리고 있다고 볼 수 없던 추 장관에게 꽃바구니가 배달이 되고 ‘#우리가 추미애다’란 구호가 생긴 것도 조 전 장관과 비슷한 양상이다.

차이점이라면 '법원의 시간'까지 기다릴 필요없이 '검찰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는 듯한 모습이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 간 수사를 지연하면서 핵심 증거 확보에 실패한 데다 참고인 진술을 의도적으로 누락해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그럼에도 여당에선 검찰 수사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며 ‘검찰 수사 결과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란 태도를 보인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여당의 주장은 이랬다. “통상적인 일은 아니지만 불법은 아닐 것이다. 되도록 신속하게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그리고 서울동부지검은 실제 추석 전인 이달 말 여당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내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검찰 수사로 법무부 장관에서 낙마했던 조 전 장관과 달리 추 장관은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내려올 일도, 피고인의 신분으로 내년으로 앞당겨진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포기해야 하는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여당 내에선 추 장관이 서울시장보다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말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로 잃어야했던 정치적 위상을 추 장관이 고스란히 이어받는 셈이다.

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의 결정적 차이는 여권 전체에게도 큰 교훈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시간'은 이제 '라임 수사'에 연루된 여당 국회의원의 소환을 미룰 수도, 잠자고 있던 윤석열 검찰총장 가족이나 나경원 전 국회의원에 대한 수사도 가능하게 해주는 '해피 아워'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들이 "본질은 검찰개혁"이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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