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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트럼프, 닉슨과 펜팔 친구였다…"기질·야심 비슷해 잘 통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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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서신 왕래…직접 만나 식사하기도

뉴스1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좌)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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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10여년간 서신을 주고받았던 사이로 밝혀졌다.

23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 같은 사실은 닉슨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 및 박물관에서 목요일에 개막된 전시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당시 30대였던 트럼프 대통령과 70대였던 닉슨 전 대통령이 1980년대 서신 왕래를 통해 미식축구, 부동산, 베트남전쟁, 미디어 전략 등에 관해 대화했다.

심지어 두 사람은 1982년 만나서 저녁식사도 같이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해 6월 트럼프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에게 "당신은 이 나라의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고, 당신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썼다.

이에 닉슨 전 대통령은 "(정확하고, 우연이겠지만 가치도 있는) 조언을 공짜로 제공하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선거 직후 "닉슨 전 대통령이 항상 나의 공직 출마를 바랐다"고 밝힌 바 있다.

텍사스 A&M대학의 루크 니콜터 교수는 "두 사람이 서로 비슷했다"며 "강인함, 배짱, 심지어 타격을 입고 재기한 것도 비슷했다"고 밝혔다.

닉슨 전 대통령은 특히 TV 등 미디어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잘 수용해 자신의 리얼리티 쇼를 통해 거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언론을 불신한다는 생각도 공유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사건을 터뜨려 자신의 사임을 촉발한 언론을 극도로 싫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언론과 긴장된 관계를 유지하는 인물로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93년 1월26일 80세 생일을 맞은 닉슨 전 대통령에게 "위대한 당신에게 언제나 최고의 존경과 찬사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당신을 알게 되어 자랑스럽다"고 썼다. 이것이 마지막 편지다. 닉슨 전 대통령은 1994년 4월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적절하게 닉슨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활용했다. 닉슨의 '침묵한 다수' 전략을 자신의 재선 운동에 적용한 것이 그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탁핵 위기 때는 닉슨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그는 떠났지만 나는 떠나지 않는다"며 "이는 큰 차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악관은 새로 공개된 서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거부했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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