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PD로10년, 콘텐츠제작사 대표로 15년
드라마 ‘불새’, ‘주몽’, ‘올인’ 제작
51세에 인생 3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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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해 화우 변호사. 박해묵 기자/m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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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암기력과 체력이 떨어진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법학 공부는 엉덩이 싸움이라고 하는데 암기가 되지를 않는거에요. 젊어서 언론사 시사상식 외울땐 곧잘 외웠던 것 같은데 말이죠.”
지상파 PD로 인생 1막을 시작, 콘텐츠제작사 대표로 2막을 거친 뒤 변호사로 인생 3막을 열고 있는 법무법인 화우 이용해(53·변호사시험 7회) 변호사의 말이다.
늦깎이 법조인이 된 이 변호사는 떨어진 암기력을 사회생활 하며 쌓은 이해력으로 극복했다. “대법원 판례의 사실관계가 복잡해요. 젊은 친구들은 판례를 모두 외워서 쌍따옴표로 답안지를 적어 내던데, 저는 그렇게까지는 못 외우겠더라고요. 다만 내용이 이해는 됐습니다. 돈문제, 집문제 등 살면서 한 두번은 겪은 문제더군요. 그래서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이라고 하고 제 말로 쭉 풀어서 썼지요. 만점은 안 나와도 8~90점은 받았습니다.”
그는 50세에 변호사가 됐다. 이 변호사의 어려서 꿈은 문학평론가였다. 고교 시절 영문학 동아리에서 활동했고, 대학에서는 영어영문학을 전공했다. 주변 친구 중에서는 대학교 1,2학년때 등단하는 천재들도 있었다. 어려서부터 영화와 TV를 좋아했던 그는 지상파 PD로 진로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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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해 화우 변호사. 박해묵 기자/mo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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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제작본부 PD가 된 그는 10년간 시트콤과 음악쇼, 토크쇼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좋은 친구들’ ‘이홍렬 쇼’ ‘SBS 인기가요’ 등 예능 프로그램과 ‘행진’ ‘LA아리랑’ ‘오렌지’ 등 시트콤은 SBS 제작본부의 대표작이 됐다.
10년간 안정적인 커리어를 쌓던 그는 문득 자기가 원래 하고 싶었던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처음 입사 했을 때를 돌이켜 생각해보니 저는 드라마를, 스토리를 만드는 걸 하고 싶었더라고요. 그러던 찰나에 선배들로부터 영입제안이 왔지요.”
외주 콘텐츠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제작본부장으로 간 그는 이후 15년간 MBC 드라마 ‘불새’와 ‘주몽’, SBS ‘올인’의 제작에 참여했다. 따로 콘텐츠제작사도 차려 E채널 ‘용감한 기자들’, tvN ‘두 번째 프러포즈’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그러던 그는 다른 진로를 고민했다. 이따금 대학교에 가 방송 제작 특강을 하던 그는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는게 재밌었던 터였다. 계속 강의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알아봤지만, 직업으로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석사학위가 필요했다. 그 때 알고 지내던 변호사의 추천으로 로스쿨 진학을 결심했다. 석사도 받고 변호사도 할 수 있는 셈이었다. 험난한 앞길을 알지 못하고 ‘캠퍼스가 예뻐서’ 2015년 전남대 로스쿨에 입학했다. 가장 젊은 23세 동기를 양아들이라 부르며 함께 어울렸다.
51세의 나이로 최고령 합격자가 된 후 그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지식재산권그룹(IP 그룹)에 영입됐다. 그는 오랜 미디어 콘텐츠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는 넷플릭스 등 미디어컨텐츠 기업의 자문을 맡고 있다. 외국과 한국의 법 체계가 달라 생기는 업무상 저작물의 권리 등을 규정했다. 과거에 없던 일들인 만큼 최초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신중을 기했다.
“최근 몇년은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도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했지요. 앞으론 한국 콘텐츠 산업이 이러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세계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창작자 집단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떻게 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팁을 남기고 싶네요.”
jin1@heraldcorp.com
▷서울대 ▷SBS 프로듀서 ▷ 초록뱀미디어 제작본부장 ▷ 메이콘텐츠 대표이사 ▷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 변호사시험 7회 ▷ (현) 법무법인 화우 엔터테인먼트&디지털미디어 파트너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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