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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중국 우한서 사라진 시민기자 7개월만에 행방 확인…“당국 감시 속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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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천추스 유튜브 방송 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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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 발생 상황을 전하다 사라진 시민기자 천추스(陳秋實·34)의 행방이 7개월만에 확인됐다. 천추스는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던 시기 동영상으로 우한의 실상을 알리다 사라졌다. 실종 직후 공안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정확한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2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천추스가 부모가 있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당국의 철저한 감시를 받으며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천추스의 행방은 그의 친구인 이종격투기 선수 쉬샤오동(徐曉東)을 통해 알려졌다. 쉬샤오동은 최근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천추스가 지정된 거주지에서 감시·감독을 받고 있으며, 건강은 양호하다”고 전했다. 또 “당국이 본토와 홍콩, 일본에서의 그의 활동을 조사했으나, 외국 세력과 재정적 연계가 없고 반체제적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천추스는 지난 2월 행방불명됐다. 1월24일 우한에 도착해 코로나19 확산 상황과 관련해 병원과 장례식장, 공공장소에서 목격한 것들을 동영상에 담아 블로그에 올리던 그는 2주 뒤 갑자기 사라졌다. 당시 그가 올린 동영상에는 언론에서는 접할 수 없는 열악한 격리 병동 실태와 당국의 공식 발표와는 다른 사망자 규모 등을 고발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2월6일 연락이 두절됐고, 쉬샤오동은 “천추스가 실종됐다”고 알렸고, 이후 천추스의 부모는 공안으로부터 그가 격리됐다는 통보를 받았지만 정확히 언제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사실을 처음 알렸다 괴담 유포자로 몰렸던 의사 리원량이 코로나19로 숨진 시점과 맞물려 천추스가 실종되자 중국 내 여론도 들끓었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정부가 천추스를 공정하게 대하기 바란다”“제2의 리원량은 용납할 수 없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비록 7개월만에 천추스의 행방이 알려졌지만, 그가 여전히 당국의 감시 속에 생활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진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천추스는 당국의 엄격한 감시를 받고 있다”며 “당국이 그를 기소하지 않기로 한 이후에도 계속 엄중한 감시 속에 가두는 것은 적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종섭 기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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