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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빚만 쌓이는 기업 ‘건전성’ 빨간불…가계는 빚만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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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었는데 기업대출은 15% 급증

수요부진→매출감소→고용축소 악순환

민간신용비율 206%…잠재적 부실위험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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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실물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실적부진이 지속됨에 따라 재무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기업들은 고용을 줄이게 되고, 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가계는 부채를 늘린 상황에서 맞닥뜨린 소득 여건 악화로 신용 위험 증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명목) 대비 민간신용(기업·가계)의 비율은 지난 2분기에 전기대비 5.2%포인트 상승, 206.2%까지 올랐다.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매출 고꾸라졌는데 대출은 15%↑=기업신용(대출, 회사채 발행 등) 잔액은 2분기말 현재 2079조5000억원(추정치)으로 작년 2분기(1955조4000억원) 대비 10% 가까이 확대됐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1296조7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가량 급증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기업들의 매출은 급감했다. 1분기 현재 국내 기업들의의 매출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1%를 기록했다. 항공, 숙박·음식, 조선 업종 등을 중심으로 작년 1분기(-1.5%)보다 마이너스폭이 확대됐다.

기업들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영업이익 급감 등으로 상당폭 하락(4.7배→3.1배)했고,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작년말 78.5%에서 1분기말 82.2%로 큰 폭 상승했다.

한은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악화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으로 향후 기업의 신용위험이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한계기업 수가 올 5033개로 작년(3475개)보다 45% 증가할 것으로 한은은 추산했다. 이럴 경우 전체 중 한계기업 비중은 21.4%로 확대되고, 이들 기업의 여신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2.9%(175조6000억원)까지 올라간다.

지난 6월 현재 한계기업의 예상부도확률(자산가치가 1년내 상환해야 할 부채이하로 떨어질 확률) 역시 4.1%로 가파르게 증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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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양호한 연체율, 착시효과 가능성=2분기 들어 가계부채 증가율은 더 확대됐다. 2분기말 가계부채는 1637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2% 늘어나 지난 1분기(4.6%)보다 상승세가 확대됐다. 6월 이후엔 주택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와 관련한 대출 증가세가 재확대된 가운데 신용대출도 크게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은행 대출은 꾸준한 증가세(8.6%)를 나타낸 반면, 비은행 대출(-0.6%)은 감소세가 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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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계부채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처분가능소득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분기 현재 166.5%(추정치)까지 늘어 작년 2분기보다 7.0%포인트 상승했다. 연체율은 비은행을 중심으로 전년말대비 소폭 상승(1.70%→1.83%)했다. 취약차주 비중은 2018년말 6.0%에서 6얼 현재 5.3%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영업자 매출 감소와 전반적인 고용사정 악화로 가계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됐을 가능성이 큼에도 불구하고 원리금 상환유예 등 각종 금융지원 조치로 아직까진 신용위험이 현재화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가계부채의 부실이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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