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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검블유'는 환상?…정보통신 분야 女 팀장 72% "유리천장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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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硏, 50인 이상 ICT 기업 남녀팀장 설문

女 72% "사내 유리천장 있어"…44% "남성 중심"

"승진·승급시 차별 겪었다" 여성 50% 남성 12%

여성 팀장 58% "경력공백 있어"…이유는 '육아'

뉴시스

[서울=뉴시스] tvN 수목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 포스터.(사진=tvN 제공). 2019.05.14.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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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여성 팀장 열명 중 일곱명은 승진에 성차별적인 '유리천장'이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절반은 승진과 승급에서 실제 차별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포털사이트에서 고위급으로 활약하는 여성들을 다룬 tvN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와 달리 ICT 분야 여성 직장인들은 남성 중심적인 경영문화 개선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ICT 분야 여성 임원 확대 장애요인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연다.

자산 총액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 기업은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별로 구성할 수 없도록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서는 ICT 분야 남성과 여성 팀장(부서장) 각각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이어 ICT 기업 여성 임원 확대 방안을 논의하는 전문가 토론회가 이어진다.

이번 조사는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을 통해 지난 8월과 9월 진행됐다. 근로자 50인 이상 ICT 기업의 기술분야, 지원분야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은 65%가 본인이 생각할 때 과장급이라고 답했으며, 남성은 77%가 본인이 부장급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평균 경력은 남성 팀장이 18.8년, 여성 팀장은 12.8년이었다.

연구를 진행한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ICT 기업은 대부분 직급이 사라져서 팀장급 이상 대상 보직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며 "평균을 내 봤더니 여성들이 연령이 평균 6세 낮고, 연봉도 2000만원 낮았다"고 설명했다.

설문에 참여한 여성 팀장 중 72%는 사내 승진과 인사고과 등에서 여성을 차별하는 유리천장이 존재한다는 데 동의했다. 남성 팀장 38%도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팀장급에 여성 비율이 낮은 원인을 묻는 설문에서, 여성 팀장은 '남성 중심의 경영 문화'를 꼽는 사람이 44%로 가장 많았다. 임신·출산에 따른 후보자 부족이 29%로 뒤이었다.

반면 남성 팀장은 가장 많은 27%가 임신, 출산에 따른 여성 승진 후보자가 부족하다고 꼽았다. 입사자 자체가 적다는 응답이 25%로 뒤를 이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여성가족부(여가부)는 오는 2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ICT 분야 여성 임원 확대 장애요인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연다. 토론회에서는 ICT 분야 남성과 여성 팀장(부서장, 과장·차장·부장) 각각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된다. 자료는 설문조사 결과. (자료=여성가족부 제공). 2020.09.24.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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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이 직장 내 남성 중심 경영 문화가 자리잡았다고 느끼는 만큼 성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여성 팀장들도 남성에 비해 많았다.

승진 및 승급에서 남성 팀장은 12%가 성별에 따른 차별을 겪었다고 응답한 반면, 여성 팀장은 50%가 차별을 겪었다고 답변해 대조를 보였다.

업무 배치 과정에서도 여성 팀장의 36%는 성별에 따른 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은 16%였다. 인사고과에서도 여성 팀장 36%가 성차별을 겪었다고 답했으며, 특히 직무별로 기술인력이 39.1%로 가장 응답률이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ICT 분야 팀장들에게 물은 지난해 평균 소득은 남성 7800만원, 여성 5682만원으로 차이가 있었다. 여성 팀장의 36%는 급여에 있어서도 성차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은 8%였다.

임신, 출산에 따라 일을 쉬면서 경력단절이 발생했다는 여성도 많았다.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자녀가 없다는 팀장들도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많았다.

경력 공백 여부와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 실제 경력 공백을 겪었다고 답한 여성 팀장은 58%에 달했다. 여성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많은 38%는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으로 경력 공백을 겪었다고 답했다.

여성 팀장은 미혼 비율이 27%로 남성 2%에 비해 높았다. 자녀가 있다고 답변한 남성 팀장은 90%였으나, 여성 팀장은 58%에 그쳤다. ICT 분야 여성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승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주요 대형 ICT 기업에서 실제 여성 주요 보직자들이 많아 일반화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새롭게 발굴하려는 먹거리 분야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에서는 배제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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