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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애들 만화 아니었네? 외모지상주의 향한 섬뜩한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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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 韓 웹툰 원작으로 만든 공포물

조선일보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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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소문은 들었죠? 이거 연예인, 장관 부인, 강남 사모님들 야금야금 다 하고 있어. 난리라니까.”

최근 개봉한 한국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감독 조경훈)는 성형 중독과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를 공포물이라는 장르에 솜씨 있게 담아냈다. 인기 연예인의 화장을 해주는 메이크업 담당자 ‘예지’는 어릴 적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외모에 대한 심한 콤플렉스 때문에 자신감을 잃은 채 살고 있다. 그러다 어느 날 물과 함께 섞어서 20분만 얼굴을 담그면 완벽한 미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적의 성형수에 대한 소문을 듣는다. 다짜고짜 성형수 제작 업체를 찾아간 예지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외모를 확인한 뒤 점점 성형수 중독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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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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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네이버를 통해 연재됐던 오성대 작가의 웹툰 ‘기기괴괴’ 시리즈가 애니메이션의 원작이다. 연재 당시 한국뿐 아니라 중국과 동남아에서도 인기를 누렸던 웹툰을 85분의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제작했다. 최근 프랑스 안시 페스티벌을 비롯해 국내외 유명 애니메이션 축제에 초청받아 관심이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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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 중독과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풍자를 담은 한국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 /트리플픽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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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설정만 보면 일본 만화 원작으로 국내에서 영화로 제작됐던 ‘미녀는 괴로워’의 후속편을 보는 것 같다. 내면이 중요하다고 떠들면서도 정작 외모만 떠받드는 우리 사회의 이중 잣대와 속물 근성을 경쾌한 톤으로 비판한 현실 풍자극이라 짐작하기 쉽다. 하지만 공포물과 심리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변주를 통해서 강한 반전(反轉)을 가져오는 점이야말로 이 애니메이션의 진짜 매력이다. 그런 점에서는 ‘부산행’으로 흥행 감독이 되기 전 사회 비판적 이슈를 애니메이션에 담아냈던 연상호 감독의 초기작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B급 정서’가 강한 독립 애니메이션이다. 이 때문에 거친 표현과 불필요한 욕설이 많이 나온다. 또 신체에 각인된 비밀 같은 설정에서 일본 공포 만화의 영향이 느껴지는 점도 아쉽다. 그러나 아동용으로만 인식됐던 한국 애니메이션의 소재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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