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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수주 가뭄이지만”… 조선 3사, 2년만에 공동으로 하반기 신입 공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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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수주 절벽에 부딪힌 조선업계가 어려운 환경임에도 중국 등 후발주자를 따돌리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기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선다. 국내 대표 조선 3사(현대중공업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동시에 신입사원 채용에 나서는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해양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들어간 2015년 이후 3사 공동으로 채용에 나선 것은 2018년 한번뿐이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오는 25일까지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모집 부문은 설계·생산관리·연구개발로, 채용인원은 각각 두 자릿수다. 이 중 연구개발 분야에선 스마트 야드, 에너지시스템, 선형추진, DX(디지털 전환) 등 스마트 기술 인재를 대거 선발할 예정이다. 서류심사와 면접전형을 거쳐 합격한 지원자들은 오는 12월 내 입사하게 된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정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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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200명 이상씩 대졸 사원을 뽑던 대우조선해양은 조선업 불황에 따라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지난 2014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신규 채용을 중단했다. 지난 2018년 4년 만에 채용을 재개했으나, 규모는 50~60명에 그쳤다.

현대중공업(009540)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010620)과 현대 삼호중공업은 지난 21일 대졸 신입사원 입사지원서를 받았다. 두 곳 모두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하게 조선 업무의 핵심인 설계·생산·경영지원에서 신입을 뽑았는데 한국미포조선의 채용 분야엔 고객지원과 기획 분야가 추가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추천 수시채용을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계열사별로 2020 수시 채용을 진행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채용 일정을 전면 연기하기도 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14일 신입사원 입사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설계기술직과 경영지원직에서 지원자를 뽑았고, 10~11월 중 직무적성검사 및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경영악화로 2016년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신규 채용을 중단했던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8년부터 다시 매해 신입사원을 뽑고 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양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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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조선사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규 채용에 나서는 것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인력 확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상황이 어렵다는 이유로 신입 직원을 뽑지 않으면, 추후 호황이 오거나 구조조정으로 직원 물갈이가 일어날 경우 인력을 원활히 배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선업계가 어려운 것은 분명하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8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수주도 전년 대비 47% 줄며 수주 급감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반토막 난 수주와 감소한 매출 등 위기에 처한 조선사들은 숨통을 틔워줄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발주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의 쇄빙 LNG선,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가진 LNG운반선이나 자율운항 등 미래 먹거리인 고부가 가치선을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인재 영입이 필수적이다"고 했다.

이들 기업의 서류전형 자기소개서 문항에도 이같은 고민이 들어가 있다. 지원자의 미래 비전과 전문성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원자가 희망직무 적합 여부를 자신의 장기 비전 차원에서 찾고, 대학 생활이 차별화되는 이유를 미래에 대한 준비 차원에서 설명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자신의 업무역량을, 삼성중공업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을 물었다.

현대미포조선에 지원한 김모(29)씨는 "코로나 이전인 작년 하반기까지의 채용과 코로나 이후인 올해 채용은 채용 방법부터 인재상까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자소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새로 썼다"며 "아직 조선업계가 어렵기 때문에 불안하긴 하지만, 코로나 사태 속 기다려온 단비 같은 채용공고이기에 바로 지원했다"고 했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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