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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카뮈와 사르트르의 ‘뮤즈’...프랑스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 93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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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3일(현지 시각) 93세로 별세한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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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뮤즈’로 불렸던 프랑스의 샹송 가수이자 배우인 쥘리에트 그레코가 프랑스 남부 라마튀엘 자택에서 93세로 별세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중성적인 이미지와 긴 머리칼, 세련된 패션으로 60여년간 프랑스 파리 지식인들의 뮤즈였던 그는 샹송 ‘그렇게 생각해도’ ‘사랑한다 말해주오’ ‘늙은 연인들의 노래’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있다. 이브 몽탕, 에디트 피아프와 더불어 프랑스 샹송의 전설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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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각) 93세로 별세한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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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를 꿈꿨던 그는 무용 학교에 입학했지만 전쟁이 터지며 16살때 언니와 함께 게슈타포에 붙잡혔다. 몇달간의 감금과 고문끝에 혼자 풀려났지만 가족들은 모두 강제수용소로 추방됐다. 어머니 친구의 집에 얹혀살며 길거리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노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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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첫 무대는 파리 뒷골목의 작은 술집이었다. 하지만 빼어난 외모와 고혹적인 목소리로 곧 사람들을 사로잡았다. 프랑스 문인들의 아지트였던 카페 ‘타부’에서 알베르 카뮈, 장 폴 사르트르, 장 콕토, 자크 프레베르, 보리스 비앙 같은 작가,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서정적이고 기품있는 노래로 인기를 끌었다. 철학적 가사들을 시를 읊듯 차분하고 나직하게 부르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사르트르는 그녀의 목소리를 두고 “수백만개의 시가 담겼다”고 찬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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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 시각) 93세로 별세한 프랑스 유명 배우 겸 가수 쥘리에트 그레코/AFP


1949년 장 콕토의 작품 ‘오르페(Orphee)’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이후 헤밍웨이 원작의 ‘태양은 또 떠오른다(1957)’를 비롯 ‘벌거벗은 지구(1958)’ ‘슬픔이여 안녕(1958)’ ‘장군의 밤(1967)’ 등 헐리웃 영화에 출연했다. 프랑스 최고 가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80세가 넘어서도 이브 생 로랑의 브랜드 홍보 모델 등 활발히 활동했고 2016년 뇌졸중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프랑스 전역을 돌며 팬들을 만났다. 그의 마지막 투어는 ‘메르시’, 많은 사랑을 주어 ‘감사하다’는 뜻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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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즈답게 여러 예술가들과 염문설도 끊이지 않았다. 1953년 배우 필립 르메어와 처음 결혼했지만 미남 배우 알랭 들롱과 사랑에 빠져 결혼생활 3년만에 이혼했다. 알베르 카뮈와도 연인 관계를 유지했고 재즈의 전설인 흑인 재즈 뮤지션 마일스 데이비스와도 평생을 사귀었다.

그의 남성편력으로 몇 명의 남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자 프랑스에서는 그레코에게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여론도 일었다. 1966년 두번째 결혼을 배우이자 영화감독인 미셀 피콜리와, 1988년 세번째 결혼은 피아니스 제라르 주아네스트와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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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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