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9 (일)

"명절에도 이런 택배 지연은 처음"…코로나·연휴 영향에 이번주 택배 병목·지연 현상 급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임 모씨는 지난 10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을 구입했지만 2주가 지난 24일까지 상품을 받지 못했다. 배송 조회 시스템상 상품은 지난 11일 택배사에 인수됐고 지난 12일 '이동중'이라고 안내돼 있었지만 이후 12일이 지나는 시간 동안 '배송터미널 도착', '배송출발' 등 다음 단계로 진척이 없었다. 임씨는 "추석 기간에 겹쳐서 배송에 약간 늦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물건을 받아보지 못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데다 추석 물량까지 몰려 이번주 '택배 병목 현상'이 극심하게 빚어지고 있다. 24일 위메프에 따르면 지난 14일~지난 22일까지 '배송지연 보상제도'에 따른 보상 건수는 전년 동기(2019년 8월 26일~ 2019년 9월 3일) 대비 207% 증가했다. 배송지연 보상제도는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주문했을 때 정상 출고기한보다 상품이 늦게 출고되는 경우 고객에게 보상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다. 또 다른 오픈마켓에 따르면 지난 14일~지난 20일 사이 미리 공지된 시점에 출고되지 못한 택배 비율이 평소 1% 안팎에서 5% 안팎으로 증가했다.

판매자들도 택배 대란으로 고역을 치르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온라인으로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지난 15일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했지만 지난 16일 택배사의 대전 허브터미널에 도착한 이후 22일 오후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며 "과거 명절에도 이런 배송지연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택배사는 업체당 배송 가능한 물량을 미리 축소했다. 한 택배사의 경기 남양주시 대리점에서는 지난주부터 거래사들에 '하루에 출력(발송)을 300건 이하로 제한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택배사들은 대부분 전국에 각지에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을 두고 있어 소규모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대리점에서 추석을 앞두고 개별적으로 발송 건수를 제한한 것이다.

한편 자체 물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기업은 이미 올해 초부터 95% 이상의 가동률을 보이며 주문량이 폭증한 상태라 택배업계보다는 물류 병목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기업들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문량을 예측해 보유하고 있던 재고에서 상품을 출고시킨다. 일반 택배의 구조를 '발송자-터미널-수신자'로 단순화했을 때 발송자의 물건이 터미널로 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9월과 비교했을때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배송지연과 관련된 문의 건수는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