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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마크롱 "母 독박육아 안 돼"…아빠 출산휴가 '28일'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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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평등 위해 아빠도 책임 분담"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 유럽연합 5위

1년 정부 예산 680억원 소요 예상

뉴시스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파리의 엄마·어린이 보호시설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는 이날 '아빠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14일에서 28일로 확대하겠다며 "더 큰 평등을 위해 부부는 아기의 첫 날부터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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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프랑스가 '아빠 출산휴가' 기간을 현행 14일에서 28일로 늘렸다. 아기가 태어난 첫 한 달의 육아를 부부가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엄마·어린이 보호시설을 방문한 뒤 아빠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을 14일에서 28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세상에 나온 아이를 엄마 혼자 돌보게 해서는 안 된다"며 "더 큰 평등을 위해 부부는 아기의 첫 날부터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 인구의 80%는 아빠 출산휴가 기간이 너무 짧다는 데 동의했다"고 부연했다.

내년 7월부터 시행되는 28일 아빠 출산휴가에 2억5000만~2억6000만 유로(약 3415억~3550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프랑스 정부는 한 해에 필요한 예산 규모를 5000만 유로(약 680억원)로 책정하고 있다.

현재 프랑스는 배우자가 출산시 7일의 의무 육아휴가가 부여되며 최대 14일의 휴가를 쓸 수 있다. 첫 사흘간의 급여는 고용주가, 나머지는 국가가 부담한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번 개혁으로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이) 유럽 내 중위권에 속했던 프랑스는 핀란드, 스페인, 포르투갈, 슬로베니아 다음인 5번째로 올라서게 됐다"고 밝혔다.

프랑스가 배우자 출산휴가 제도를 도입한 건 2002년 자크 시라크 정권 당시다. 시라크 행정부는 기존 3일의 배우자 출산휴가를 2주까지 늘리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하며 유럽의 본보기가 됐다.

이후 유럽 각국은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대폭 확대했다. 스페인의 아빠들은 100%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최대 16주간의 출산휴가 권리가 있다. 스웨덴의 배우자 출산휴가는 60일로 급여의 80%가 지급된다. 그밖에 핀란드는 54일(급여 70% 지급), 포르투갈은 25일(급여 100% 지급)의 출산휴가를 지급한다.

프랑스의 아빠 출산휴가 확대는 1년간 진행한 장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엘리제궁에 전문가 위원회를 설치하고 정책 담당자, 과학자, 보육 전문가들을 불러모았다. 이들의 과제는 '어떻게 하면 생후 1000일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을지'를 연구하는 것.

위원회는 당초 9주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이 필요하다고 권고했으나 정부 예산, 기업 환경 등을 고려해 28일로 조정했다.

전문가 위원회를 이끈 보리스 시룰닉 신경학박사는 이번 정책은 장기적인 육아휴직 정책과 함께 판단해야 한다며 성급하게 실망하긴 이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배우자 출산휴가를 두 배로 늘린 것도 진화라고 생각한다. 이는 시작점이며, 모든 것은 점진적으로 발전하기 마련이다. 어떤 일도 갑작스럽게 이뤄지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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