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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고영선 홈플러스몰 사업부문장 "오프라인의 미래? 공간부터 지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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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F2020]창조성·목적성·효용성 3대 '재창조 키워드' 제시

"온라인에 없는 서비스 무장해야…온·오프라인 결합도 필수"

뉴스1

고영선 홈플러스몰 사업부문장이 2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열린 '뉴스1 미래유통혁신포럼 2020'에서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 어디로 가야 하나'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2020.9.24/뉴스1©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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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오프라인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가치를 팔아야 합니다. 계속 머물고 싶은 매력적인 공간, 나만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야죠. 그 시작은 공간을 '백지화' 하는 겁니다"

고영선 홈플러스몰 사업부문장(상무)은 24일 열린 '뉴스1 미래유통혁신포럼 2020'에서 "유통 패러다임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시대적 흐름에서 오프라인이 생존하려면 창의성, 목적성, 효용성 3가지를 전제로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물살을 탄 '유통의 온라인화'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수요가 통째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상품 판매 이상의 '가치'와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시해야 한다는 게 그가 내놓은 해법이다.

◇"공간 지우고 다시 설계해야…오프라인 '소형화'로 간다"

고 상무는 '코로나19 이후 오프라인 유통 어디로 가야 하나'라는 화두를 던지면서 "오프라인 공간 차제를 백지화하고 완전히 새롭게 재창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매장 구조나 층별 전략을 바꾸는 수준을 넘어, 매장을 부수고 전혀 다른 신개념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3가지 키워드 중 창의성이 가장 중요하고, 공간이 지향하는 '목적성', 오프라인과 온라인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효용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간을 지우고 창조성·목적성·효용성 키워드를 뇌리에 새겼다면 구체적인 '공간 설계'를 할 차례다. 고 상무는 Δ소형복합화 Δ온·오프라인 결합(O for O) Δ언택트 Δ감각적인 매력 Δ개인맞춤 서비스 5가지 세부 포인트를 제시한다.

고 상무는 '소형복합화' 전략에 대해 "대형복합몰은 지역의 앵커(닻) 공간으로서 계속 존재하겠지만, 확장성에는 한계가 있다"며 "앞으로는 근린상권을 기반으로 하는 '지역밀착형 공간'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서점 '츠타야'(TSUTAYA)가 대표적이다. 과거 DVD와 CD 대여 사업을 하던 츠타야는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자 '라이프스타일형 서점'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책이 빼곡한 일반 서점과 달리 책장을 한켠으로 치우고 공간을 나무와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채웠다.

그는 "츠타야는 오로지 오프라인으로 승부해서 일본 최대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거듭난 사업 모델"이라며 "서점에 들어선 순간부터 계속 머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인테리어와 해당 지역의 특성을 적극 반영한 마케팅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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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라이프스타일 서점 '츠타야'(TSUTAYA)(홈플러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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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시너지 모델 만들어야…풀필먼트도 필수"

고 상무는 '온·오프라인 시너지 모델'과 '풀필먼트'도 오직 오프라인만 할 수 있는 차별화 전략으로 꼽는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의 오프라인 사업과 미국 1위 리테일 기업 '월마트'(WALMART) 풀필먼트 전략을 꼼꼼히 비교하며 온·오프라인의 결합이 창출하는 시너지를 소개했다.

고 상무는 "아마존은 이미 온라인에서 1위이지만 서점, 무인 편의점,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사업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단순히 오프라인 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의 보조 사업으로서 오프라인을 이용하는 전략'에 있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수집할 수 없는 '심층 고객 데이터'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수집한다. 아마존의 최대 강점인 '빅데이터'를 고도화함으로써 온라인 매출을 한층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아마존의 멤버십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 오프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효과도 있다.

월마트가 선택한 전략은 '풀필먼트'(fulfillment)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 매장 '샘스 클럽'(Sam's Club) 60개를 12개의 풀필먼트 센터로 전환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센터'로 삼아 온라인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고 상무는 홈플러스도 '점포 풀필먼트 사업'을 본격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홈플러스는 처음부터 온라인 사업을 염두하고 대형마트를 지을 때 상당한 크기의 부속공간을 함께 만들었다"며 "전국 100개 점포가 이미 물류화를 끝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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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WALMART)의 풀필먼트 전경(홈플러스 제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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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가치…온라인에 없는 서비스 제공해야"

고 상무는 끝으로 "오프라인은 '언택트'와 '개인맞춤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프라인 사업의 고민거리인 '공간'과 '비용'을 줄이려면 창고와 인력을 디지털 서비스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여기에 '맞춤형 서비스'를 얹을 것을 주문했다.

고 상무는 미국 뉴욕 5번가에 있는 '노드스트롬 맨즈스토어'를 소개하면서 "노드스트롬은 오직 남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로 성공했다"며 "이곳에 가면 치수 측정부터 스타일 제안 등 엄청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성들이 한번 노드스트롬을 방문하면 무조건 충성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노드스트롬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소비자가 옷을 갈아입지 않고 화면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며 "결제 후에는 상품을 배송해 주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나 창고 공간이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고 상무는 "결국 오프라인의 개념은 '가치가 있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경험할 수 없는 가치와 서비스, 문화, 감각, 콘셉트로 무장할 때 신유통시대에서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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