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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현대차 노사는 무분규 타결... 한국GMㆍ르노삼성은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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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노조, 파업권 확보
르노삼성도 협상 진전 없어
한국일보

르노그룹 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이 올해 초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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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의 11년 만에 임금 동결에도, 한국GMㆍ르노삼성차 등 임금교섭을 끝내지 못한 국내 완성차 업체 노조들은 여전히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국GM은 24일 합법적으로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쟁의권을 따내 노사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날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GM 노사의 임단협과 관련한 쟁의조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앞서 이달 1∼2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여 80% 찬성률을 받은 만큼, 이번 중노위 결정으로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쳐 투쟁 방식을 정할 것”이라고 밝혀 당장 파업에 들어가진 않을 전망이다.

한국GM 노조는 7월22일부터 전날까지 회사 측과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 원을 더한 성과급(평균 2,000만 원 이상) 지급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성과급 작년 실적 토대로 내년 1월에 170만 원 지급 △올해 실적 바탕으로 내년 8월에 200만 원 지급 △올해 흑자 전환 시 내년 8월 100만 원 추가 지급 등으로 맞서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는 7월 6일 상견례 이후 여섯 차례 실무협상만 벌이고 본교섭에 못 들어간 상태다. 노조는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벌였지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가입이 무산됐다. 민노총 가입을 추진한 박종규 노조위원장 임기도 11월 말 끝나기 때문에 조합원 간 결속력이 약화했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코로나 신종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로금 700만원 일시 지급 △발전기금 12억 원 조성 △임금피크제 폐지 △고과 제도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반대 입장이다.

노조 측은 재고증가로 인해 부산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기간(25일부터 다음 달 18일)에도 본 교섭을 진행해 임단협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르노삼성차 노조 관계자는 “본 교섭에 들어가 사측과 의견을 나누는 게 우선이며 파업 등 쟁의권 카드는 아직 논의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

양사는 공통적으로 본사에서 물량을 배정 받아야 회사생존이 가능한 상태여서, 노조가 무작정 주장만 펼 처지도 아니다.

르노삼성은 그간 로그 위탁생산 계약 만료로 수출실적 급감에 시달렸지만, 최근 쿠페형 크로스오버차 ’XM3’의 해외 수출 물량을 따냈다. 앞으로 이 물량을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실적회복의 관건이 된다.

한국GM도 비슷한 상황이다. 현재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 ’트랙스’와 중형 세단 ’말리부’등이 단종되면 공장폐쇄나 근로자 1,000명 이상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기업은 해외 공장 간 생산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에 노사갈등이 벌어지면 결국 버티기 힘들게 된다”며 “현대차 노사가 코로나19 위기를 감안해 합의한 것처럼 대승적 차원으로 노사가 임단협에 임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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