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新풍속도 ◆

서울 송파구에 사는 임 모씨는 지난 10일 온라인 쇼핑몰에서 화장품을 구입했지만 2주가 지난 24일까지 상품을 받지 못했다. 배송 조회 시스템상 상품은 지난 11일 택배사에 인수됐고 12일 '이동 중'이라고 안내돼 있었지만 이후 12일이 지나는 동안 '배송터미널 도착' '배송출발' 등 다음 단계로 진척이 없었다.

임씨는 "추석 기간에 겹쳐서 배송이 약간 늦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오래 물건을 받아보지 못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데다 추석 물량까지 몰려 이번주 '택배 병목 현상'이 극심하게 빚어지고 있다.

24일 위메프에 따르면 이달 14~22일 배송 지연으로 보상한 건수는 전년 동기(2019년 8월 26일~9월 3일) 대비 207% 증가했다. 배송 지연 보상제도는 위메프에 입점한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주문했을 때 정상 출고 기한보다 상품이 늦게 출고되면 고객에게 보상 포인트를 지급하는 제도다. 또 다른 오픈마켓에 따르면 이달 14~20일 미리 공지된 시점에 출고되지 못한 택배 비율이 평소 1% 안팎에서 5% 안팎으로 증가했다.

판매자들도 택배 대란으로 고역을 치르고 있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온라인으로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A씨는 "지난 15일 고객에게 상품을 발송했지만 16일 택배사의 대전 허브터미널에 도착한 이후 22일 오후까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고객센터에 문의해도 연결이 되지 않는다"며 "과거 명절에도 이런 배송 지연은 없었다"고 말했다. 일부 택배 회사는 업체당 배송 가능한 물량을 미리 축소했다.

국내 주요 택배사들은 대부분 전국 각지에 개인사업자인 '대리점'을 두고 있어 소규모 이커머스 사업자들은 이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대리점에서 추석을 앞두고 개별적으로 발송 건수를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자체 물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쿠팡, SSG닷컴, 마켓컬리 등 '새벽배송' 기업들은 이미 올해 초부터 95% 이상 가동 중이라서 택배 업계보다는 물류 병목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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