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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놀란도 뮬란도 제치고…국내영화 박스오피스 휩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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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동명 인기 애니 실사화로 주목 받았던 디즈니 영화 `뮬란`은 개봉 일주일째 18만 관객에 머물고 있다. [사진 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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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도 '뮬란'도 코로나19로 싸늘해진 관객 마음을 잡진 못했다. 당초 한국 영화관 흥행실적을 끌어올려줄 것으로 기대됐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테넷'과 디즈니 실사영화 '뮬란'이 예상 밖의 흥행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영미권 흥행작이 부재한 가운데 올해 국내 영화관 박스오피스 1~7위는 모두 한국 영화가 휩쓸고 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테넷'은 전날까지 157만9865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달 26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인터스텔라'로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끌어모은 흥행사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작품으로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약 한 달 동안 동원한 관객이 150만명 언저리에 그치면서 흥행실적이 애초 예측을 훨씬 밑돌고 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신작이 속속 개봉하면서 '테넷'은 상영관이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200만 관객을 모으기도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멀티플렉스 4사 기준 개봉 초 63%를 넘나들었던 상영 점유율도 최근 20% 아래로 떨어졌다.

동명 인기 애니메이션 실사화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뮬란'도 고전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17일 개봉한 이래 23일까지 동원 관객 18만명으로 저조한 기록을 보이고 있다. 한동안 국내 개봉 디즈니 실사 영화가 연이어 흥행에 성공했던 것과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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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대작의 잇단 흥행 실패로 올해 국내 극장 흥행 1~7위를 모두 한국영화가 차지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1위는 연초 개봉한 '남산의 부장들'로 475만 관객을 모았으며,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435만명, '반도'가 381만명으로 각각 2, 3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 영화와 할리우드 대작의 국내 영화관 매출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 데는 개봉 시기가 영향을 미쳤다. 7~8월 '반도'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개봉할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은 코로나19 방역 선진국으로 주목 받으며 시민들이 그간 자제해왔던 영화관 등 다중밀집이용시설에 대한 방문을 늘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테넷'은 수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다시 잡은 개봉일(8월 26일) 무렵 국내 코로나19 일일확진자가 300~400명대로 치솟으며 외출 자제 심리가 커졌고, 이는 '뮬란'이 개봉한 지난 17일까지 이어졌다. 8월 최대 72만여 명(8월 8일)까지 회복됐던 전국 영화관 일일 방문자 수는 지난 주말(19~20일) 15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두 외화가 관객 기대치를 충족해주지 못했다는 점도 낮은 티켓 매출에 한몫했다. '테넷'은 영화가 담고 있는 물리학 이론의 어려움이, '뮬란'은 정치적 논란이 악영향을 미쳤다.

김효정 영화평론가는 "'인셉션'과 '인터스텔라' 역시 어려운 개념이 나왔지만, 이해가 쉽지 않은 장면이 나온 다음엔 이를 설명해주는 장면이 뒤따랐다"며 "'테넷'에선 관객이 이해하지 못한 장면을 설명하지 않고 내용이 계속 진행돼서 관객들의 답답함이 누적됐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뮬란'은 주연 배우 류이페이(유역비)의 홍콩 시위 진압 경찰 지지 발언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중심으로 보이콧 운동을 초래했다.

영화계에선 두 영화의 흥행 실패가 배급사들의 개봉 연기로 이어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B 멀티플렉스 영화관 관계자는 "언제가 개봉에 적기인지 예측하기가 어려운 시기"라며 "콘텐츠 파워가 분명한 영화를 배급한다면 자신감을 가지고 개봉일자를 정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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