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유럽연합(EU)은 24일(현지시간) 대선 부정 논란 속에 취임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를 벨라루스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U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EU를 대표해 낸 성명에서 "벨라루스 대선은 자유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았다"면서 "EU는 그 선거의 조작된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에 따라 "소위 9월 23일 '취임'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가 주장하는 새 임기는 어떠한 민주적 합법성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옛 소련에서 독립한 동유럽 소국 벨라루스에서 지난달 치러진 대선에서는 1994년부터 철권통치를 하고 있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80% 이상의 득표율로 6기 집권에 성공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선거 부정을 주장하며 재선거와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으며, 경찰은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은 전날 수도 민스크 시내 대통령 관저인 '독립궁전'에서 6기 취임식을 했다. 다수 매체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취임식이 사전 공고 없이 '비밀리에' 열렸다고 전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벨라루스 시민들은 새로운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선거를 통해 자유롭게 선택한 이들에 의해 대표될 권리가 있다"면서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민주제도인권사무소(ODIHR)의 감독 아래 자유롭고 공정한 새 선거를 통해 대통령을 선출할 벨라루스 시민들의 민주적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 상황을 고려해 EU는 벨라루스와의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앞서 벨라루스 부정선거와 시위대 탄압에 책임이 있는 이들에게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고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AFP 통신은 EU가 40명가량에 대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으며 루카셴코에 대한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스웨덴과 핀란드는 OSCE에 의한 중재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루카셴코를 제재하는 것은 거부한다고 이 소식통들은 덧붙였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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