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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바다에 떠 있었는데… 軍 “北 해역 작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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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국방부, 초동대처 미흡·늑장공개 비판 고조

사태 알고도 이렇다 할 대응책 없어

軍 “몇시간 뒤 사살할 거라고 생각 못 해”

22일 숨졌는데 어제 피격 사실 공개

軍 “정보 분석하다보니 시간 걸린 것”

軍 감시장비에 30여 시간 포착 안 돼

완충구역서 발생 군사합의 위반 여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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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연평도 인근 실종 공무원 북한 피격 사건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서욱 국방부 장관. 뉴스1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탑승했다가 실종된 공무원 A씨가 지난 22일 북한군에 피격·사망했다는 국방부의 24일 발표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리 국민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졌지만 군 당국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했고, 사건 공개 시점도 늦었다는 비판이 높다.

◆초동대처 미흡… “살릴 수 없었나”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실종됐던 A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북한 황해남도 등산곶 인근 해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을 군 당국이 포착한 시점은 22일 오후 3시30분이다. 북한군이 A씨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면서 발생한 불꽃이 포착된 것은 오후 10시11분쯤이다. A씨가 6시간 이상 북방한계선(NLL) 북쪽 3∼4㎞ 해역에 있었는데도 군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군은 당시 이렇다 할 대응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군은 북한군이 A씨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태울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고, NLL 북쪽 해역에서 사건이 발생해 군사작전을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국민을 몇 시간 뒤 사살할 거라 판단했다면 가만 있지 않았다. 예상치 못하게 일어났다”며 “북한 지역에 대해선 즉각 대응하기 어렵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군은 북한군이 A씨에게 사격을 가하기 전까지는 인도주의적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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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정부 현안점검회의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지난 22일 북한 황해남도 장산곶 해상에서 북한군 피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최창원 국무조정실 1차장(왼쪽)과 박재민 국방부 차관이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와 국방부도 제대로 된 지시를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국방)장관은 실종 당일(21일)부터 관련 사항을 알고 있었고, 다음 날 불빛이 보이는 상황도 (장관이)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와대에도 그 시간에 보고됐다. 장관에게 보고하면서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에도 (보고)됐다”고 덧붙였다. 군과 국방부, 청와대가 사고 대처에 미흡했다는 비판이 커지는 이유다.

◆늑장공개 논란… 군 “정보 분석 덜돼”, 청 “연설은 15일 녹화”

실종된 A씨가 북한군 총격을 받아 숨진 시점은 22일. 국방부가 언론에 A씨의 실종 사실과 북한 해역 출현 정황을 알린 것은 23일 오후다. 이날 밤부터 A씨가 사망했다는 관측이 잇따랐지만, 국방부는 “관련 첩보를 정밀분석 중”이라며 침묵을 지키다가 24일 오전에서야 A씨 피격 사실을 공개했다. 야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종전선언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이번 사건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군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군 관계자는 “10개의 정보가 들어오면 그걸 다 분석해야 한다. 마지막 남은 1개의 정보 분석 결과에 따라 나머지 정보에 대한 가치 판단 등이 모두 뒤집어질 수 있다. 끝까지 분석해서 결과를 종합해 발표하다보니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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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 룸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청와대도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23일 새벽 유엔 총회 연설에서 북한에 정전협정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해당 연설은 15일 녹화해 18일에 유엔에 이미 발송된 것”이라며 “정보의 신빙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엔 연설을 수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종전선언과 관련해 “남북관계는 지속되고 앞으로도 견지돼야 하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감시공백·군사합의 위반 논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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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공무원이 탑승한 어업지도선 선미. 인천해경 제공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A씨는 어업지도선에서 바다로 뛰어든 후 북한 선박에 발견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사망할 때까지 30여시간 동안 군 감시장비에 포착되지 않았다. 군은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10시 연평부대 감시장비 녹화 영상을 확인했지만 A씨로 추정할 만한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실종 당일 오후 해경과 해군 함정, 해양수산부 등 선박 20척과 항공기 2대가 수색에 투입됐지만 A씨를 찾지 못했다. 서북도서 일대에 운용 중인 신호정보(SIGINT) 수집체계가 아니었다면 사건의 전모는 알려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연평부대 감시장비는 섬에 들어오는 인원을 감시하는 것으로 먼바다를 정찰하는 장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9·19 군사합의 위반 여부도 쟁점이다. A씨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장소는 9·19군사합의서에 명시된 해상 완충구역이다. 군사합의서는 지상과 해상, 공중에 완충구역을 설정해 적대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군 관계자는 “9·19 군사합의에서는 넘어온 인원에 사격하는 것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고, 소화기 사격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군사합의 위반인지는 면밀히 검토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남북 군사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수찬·박영준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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