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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부산시, ‘경륜공단’ 체임 위기에 지원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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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2월부터 경기 중단

직원 260명…손실보전금 동나

[경향신문]

경향신문

부산경륜공단(스포원)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경주를 펼치고 있다. 스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23일부터 경기를 중단했다. 스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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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계 단계이던 올해 2월부터 경기를 중단한 부산경륜공단(스포원)이 임금 체불 위기에 놓였다. 11월엔 임금을 주지 못할 처지에 놓인 부산경륜공단은 부산시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사양산업에 시민 혈세를 쏟아붓는다는 비판 여론 때문이다. 실질적인 자구책 마련이 선행돼야 지원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경륜공단은 최근 인건비, 관리비 등 27억원을 긴급 지원해달라고 부산시에 요청했다고 24일 밝혔다. 앞서 부산경륜공단은 지난 7월 부산시로부터 직원 260명의 임금과 운영비 등 25억원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수익금 가운데 손실보전금이란 명목으로 부산시에 예치한 33억원 중 일부다. 그러나 10월이면 25억원이 모두 고갈돼 다시 3개월치 인건비·관리비에 해당하는 27억원을 요청한 것이다.

주면 ‘세금낭비’ 안 주면 ‘방치’
이래도 저래도 비판 못 면해

부산시는 요청 금액이 타당한지 판단하기 위해 지난 21~22일 부산경륜공단을 실사했으나 지원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긴급 지원하면 ‘무노동 무임금 원칙 위배’ ‘혈세 낭비’ 등 비판에 직면한다. 게다가 코로나19 지원금 등으로 많은 예산을 소진해 부산경륜공단에 지원할 여력이 없는 속사정도 있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예치금 8억원이 남아 있지만 한 달치 인건비에 불과하다”며 “그 이후에는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또 운영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에는 직원 임금도 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가도록 공단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부산경륜공단은 2003년 11월 개장 이후 꾸준히 성장하다 2012년 4200억원을 정점으로 해마다 매출이 감소했다. 2018년 367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2800억원으로 급감했다. 매출의 12%가량이 임금 등 운영비로 지출되는데, 코로나19로 경기가 중단된 올해 초부터 매출은 사실상 ‘0원’이 됐다.

직원들은 3월부터 임금 30%를 반납했다. 사태가 장기화되자 성과급과 연가보상비도 반납하고 3개조로 나눠 1개월씩 순환 무급휴직을 하고 있다. 부산경륜공단 이사장은 10~12월 급여를 반납했다.

시, 강도 높은 자구대책 요구
창원경륜공단도 같은 처지

부산경륜공단이 나름대로 위기 극복에 애를 쓰고 있으나, 고강도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경륜공단이 실질적인 자구책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긴급 지원의 명분이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과 같은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남 창원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7일 열린 창원시의회에서 의원들은 “경륜은 사양산업으로, 사기업이라면 벌써 문을 닫았다”며 “공기업 특성상 창원경륜공단이 자구 노력에 부진하다”고 말했다.

부산경륜공단은 “지난 15년간 부산시에 4600억원의 세수 기여를 했다”며 “보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경륜공단 노동조합은 “자구책만 요구하지 말고 부산시도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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