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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트럼프, 쿠바산 술·담배 금지 ‘플로리다 표심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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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쿠바산 술·담배 수입을 금지하는 새 쿠바 제재를 발표했다. 대선 경합주 플로리다 내 쿠바계 유권자 표심을 얻기 위해 ‘쿠바 때리기’를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피그만 침공’에 참여했던 이들을 불러 기념 행사를 열었다. 미국은 1961년 쿠바와의 외교관계를 끊고 피델 카스트로 정권 전복을 위한 쿠바 망명자들의 피그만 침공을 지원했으나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쿠바산 럼주·시가 수입 금지와 더불어 미국인들이 쿠바 정부 소유 숙박시설에 머무는 것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또 “(버락) 오바마와 (조) 바이든 행정부는 카스트로 독재정권과 취약하고 한심하고 일방적인 합의를 해 쿠바인을 배신하고 공산주의 정권의 배를 불렸다”며 “미국은 절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핵심 치적인 쿠바와의 국교정상화를 비난, 대선 경쟁 상대인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쿠바 때리기’는 쿠바를 탈출해 플로리다주에 정착한 이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이다. 선거인단 29명이 걸려 있는 플로리다는 2016년 대선 때 1.2%포인트 차이(11만2911표차)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대표적 경합주다. 미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플로리다 유권자(약 1380만명) 5명 중 1명은 히스패닉계이고, 그중에서 450만명이 쿠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이 이날 공개한 플로리다 등록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47%)과 바이든 전 부통령(48%) 지지율이 박빙으로 나타났다. 히스패닉계 등록 유권자 응답만 보면 바이든 전 부통령(52%)이 트럼프 대통령(39%)을 크게 앞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플로리다 잭슨빌을 방문하는 등 ‘플로리다 표심잡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의 후임으로 플로리다 출신 쿠바계 바버라 라고아 제11연방고등법원 판사를 유력 후보군으로 띄우는 것도 쿠바계 유권자 환심을 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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