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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추석 건강 선물, 상대방에겐 '짐' 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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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태 먼저 체크하고 선물하세요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선물을 고민하는 이가 많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유행 여파로 고향에 내려가지 않거나 직계 가족 등 일부만 방문하는 ‘비대면 추석’을 보내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선물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한 온라인 쇼핑몰이 고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은 온라인몰에서 주문하거나 선물하기를 활용하겠다’는 응답이 전체의 25%로 가장 많았다.

어르신들을 위한 선물용으로 건강 관련 식품이나 과일 등 신선 식품이 인기가 높다. 하지만 상대방에 따라 어떤 선물은 약이 아니라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차움 푸드테라피클리닉 이경미 교수(가정의학과)는 “친한 이가 보낸 선물이라 하더라도 식품류는 성분 표시를 꼼꼼하게 따져 섭취하는 것이 좋고, 고혈압·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건강기능식품은 반드시 주치의와 미리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혈압 환자는 홍삼·오메가3 주의

홍삼이나 인삼은 피로 해소를 돕고 면역력이나 기력 증진에도 좋다. 최근엔 젤리나 사탕 등 다양한 형태로 출시돼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다. 하지만 홍삼이나 인삼은 몸의 열이나 혈압을 높이는 성질이 있어 열성 체질이거나 고혈압이 있으면 장기간 섭취하면 좋지 않다. 또 액이나 즙 형태의 제품은 맛을 내기 위해 당을 넣은 경우가 많아 당뇨 환자 역시 주의해야 한다.

조선일보

추석 선물 이럴 땐 약, 이럴 땐 짐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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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 기능 식품으로 인기가 많은 ‘오메가3’ 역시 고혈압 환자는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오메가3는 혈행 개선을 돕고 두뇌·신경·망막 조직을 구성하는 등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지방산이지만, 체내에서 생성되지 않아 음식 등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 때문에 어류나 해조류 등에서 추출한 오메가3 영양제가 선물용으로 널리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고혈압 환자 중 항응고제를 먹는 경우, 오메가3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피가 지나치게 묽어져 잘 멎지 않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 외에도 최근 인기 많은 베타카로틴 보충제는 흡연자에게 해로울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베타카로틴은 당근·쑥갓 등 녹황색 채소에 많이 함유된 성분으로, 체내에 흡수되면 비타민 A로 바뀌어 안구 건조증을 예방하고 눈의 피로를 줄여준다. 이 때문에 루테인 등 눈 영양제에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흡연자가 장기간 과잉 복용할 경우 폐암과 심장 질환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6월 베타카로틴이 들어간 건강 기능 식품에 섭취 대상이나 질환 보유, 병용 섭취 등의 정보를 포함한 주의 사항 표시를 하도록 했다.

◇열대 과일보다 전통 과일, 햄보다는 참치가 좋아

건강 기능 식품 이외에 선물용으로 널리 판매되는 과일이나 육가공품도 건강을 생각하면 잘 따져 구입하는 것이 좋다. 권미라 서울대병원 임상영양사는 “당뇨병 등의 질환이 있는 사람 중에서는 추석 연휴 동안 평소에 많이 먹지 않던 과일 등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다가 혈당 조절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는 이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경미 교수는 “최근 과일 선물로 파파야·망고·파인애플 등 고급 열대 과일이 인기가 높은데, 열대 과일은 당이 많아 혈당 수치를 지나치게 높이는 경향이 있다”며 “어르신들이 드시기엔 사과나 배처럼 우리 전통 과일이 낫다”고 말했다. 당뇨 환자는 사과나 배도 피하는 것이 좋고, 굳이 과일을 선물해야 한다면 블루베리 등 당 함유량이 낮은 베리 종류가 좋다.

햄 통조림 등 육가공품은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가는 등 유해성 논란이 있는 만큼 건강을 생각하면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햄이나 소시지 등에는 색과 맛을 내기 위해 L-글루탐산나트륨, 전분, 보존료 등 다양한 첨가물이 들어간다. 2015년에도 세계보건기구(WHO)는 육가공품을 1급 발암 물질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경미 교수는 “굳이 고르자면 햄보단 참치가 좋고, 참치도 최근엔 올리브유 등 비교적 좋은 기름을 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무늬만 ‘건기식’ 주의해야

건강 기능 식품과 건강 식품을 잘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 기능 식품은 동물 시험, 인체 적용 시험 등을 거쳐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입증돼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제품이고, 건강 식품은 일반 식품으로 식품위생법 적용만 받는다. 건강 기능 식품을 제대로 고르려면 ‘건강 기능 식품’이라고 표기된 식약처 인증 마크가 있는지 잘 살펴봐야 한다.

[양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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