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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역사상 처음 도래하는 ‘세계 중산층 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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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홀로 선 자본주의

브랑코 밀라노비치 지음, 정승욱 옮김, 김기정 감수/세종서적·2만1000원

전세계 소득분포에서 중국 등 글로벌 신흥국 중산층과 서방 고소득국가 중하위층, 이 둘 사이의 극적인 소득증가율 격차를 한눈에 인상적으로 보여준 ‘코끼리 곡선’(<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2016)에 이어 이번 책(2019)도 밀라노비치 특유의 여러 경제 도표들이 유감 없이 흡인력을 발휘한다. 예컨대, ‘선택적 결혼’ 확산을 불평등 심화의 한 요인으로 지목하면서 제시한 ‘노동소득 상위 10%에 드는 20~35세 남성(혹은 여성) 중에서 노동소득 상위 및 하위 10%에 드는 젊은 여성(혹은 남성)과 결혼한 사람의 비중’(1970~2017년), ‘중국 공산당 관료가 부패에 연루돼 돈벌이 하는 기간’, ‘기업인 중에서 천연자원·민영화·정부 커넥션을 통해 획득한 재산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의 추정 비율’…. 여러 시계열 소득데이터 원자료를 활용하되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접근방식으로 경제지표들을 묶고 연결하고 별도로 계산해 만든 도표들이다.

이 관점은 ‘세계 소득 불평등 역학’에 대한 그의 분석이 참신하다는 말이기도 한데, 정치와 경제 사이의 역동적 상호작용을 한 축으로 삼고 다른 축에는 불평등을 늘리는 요인과 감소시키는 요인 이 둘을 다같이 균형 있게 들여다본다. 소득 불평등의 살아 움직이는 동학이다. 21세기 중국·베트남 같은 ‘정치적 자본주의’ 특색을 가진 아시아경제의 놀라운 부상과 아시아경제가 강점과 친화력을 가진 정보통신기술(ICT) 진보가 추동하는, “소득 순위가 대폭 뒤집히는 극적인 변화”의 방향·추세·크기를 도표들은 간명하고 선명하게 포착한다. 이번에는 더 확신에 찬 필치로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에 “역사상 처음 도래”하고 있는 ‘세계 중산층 출현’을 주창한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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