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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연합시론] 재확산 기로 코로나 위기…추석·개천절 연휴 잘 넘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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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또 다른 분수령인 추석 연휴를 앞두고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25일 0시를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4명 늘어 누적 2만3천455명으로 집계됐다. 잠시 두 자릿수로 떨어졌던 일일 확진자는 지난 23일부터 사흘 연속 세 자릿수이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 관련 집단감염이 경기 고양시 일가족, 포천시 소망공동체 요양원으로 퍼지면서 관련 확진자가 58명으로 늘어났고 강남구 대우디오빌플러스, 도봉구 예마루 데이케어센터, 관악구 실내체육시설 사우나 등의 집단 감염도 불씨를 이어가는 등 지역 발생 확진자의 대부분이 여전히 수도권에서 나왔다. '비대면 추석' 캠페인까지 벌어지고 있으나 이달 말부터 시작되는 닷새 연휴와 그다음 주의 사흘 연휴에 사람들의 장거리 이동이 늘어나면 방역은 그만큼 취약해지게 돼 있다. 추석 연휴가 수도권 감염을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연결 고리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방역 당국도 이런 우려를 반영해 오는 28일부터 내달 11일까지 2주를 특별방역 기간으로 설정했다. 그런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의 핵심 조치를 유지하면서 연휴라는 특수한 사정에 맞춰 방역 수위를 일부 보완하는 정도여서 기대한 만큼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수도권은 2주간 고위험시설 11종에 대한 운영 금지를 유지하는 가운데 식당ㆍ영화관ㆍ공연장ㆍ놀이공원 등 귀성이나 여행에 나서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찾을 만한 시설에 대해 방역 수칙을 강화한다. 비수도권에서는 우선 일주일간 유흥주점 등 5종 시설에 대해 운영 중단 조처를 지속하고, 이후에는 지자체별로 지역 사정에 맞춰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PC방은 오히려 제한을 완화해 음식 판매와 섭취가 가능해졌다. 고위험 시설은 물론 식당, 카페 등 중위험 시설에 대해서까지 집합금지 명령을 내려야 하는 3단계나 중위험 시설의 영업을 광범위하게 제한했던 소위 '2.5단계'보다는 한참 낮은 수준이다. 굳이 따지자면 2.1~2.2단계 정도로 평가된다. 더구나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환자의 비율은 억제 목표치를 4~5배나 상회하는 20%대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어 검사를 받지 않은 수도권의 경증, 또는 무증상 환자가 부지불식간에 바이러스를 여기저기에 퍼트릴 위험이 큰 상황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방역 단계만 올리는 것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어정쩡해 보이는 이번 대책도 매 순간 그 상황에 맞춰 경제ㆍ일상과 방역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갈 수밖에 없는 고민의 산물로 보인다. 우리 국민은 신천지교회를 중심으로 한 대구ㆍ경북 지역의 대규모 감염, 이태원 클럽 발 집단 감염 등의 어려운 고비를 잘 이겨냈다. 확산과 진정 사이를 오가는 패턴이 수개월째 반복되고 있으나 다행히 다른 나라에서처럼 매일 수천, 수만 명의 확진자가 쏟아지는 끔찍한 일은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다시 갈림길에 섰다. 누차 강조했듯 전염병과의 싸움에서 방역 수위보다 중요한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지이다. 무엇보다 정부의 실천력과 국민의 협조가 관건이다. 이번 위기도 정부와 국민이 한마음으로 힘을 합치면 무사히 넘길 수 있다. 연휴 분위기에 휩쓸려 경계심이 풀리지 않도록 정부가 고강도의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은 물론 관련 시설에 대한 방역 관리를 철저하게 이행해야 한다. 또 집회ㆍ표현의 자유는 폭넓게 허용하되 휴일의 대규모 도심 집회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집단 감염의 위험이 큰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사전이든, 사후든 엄정히 대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많은 국민이 이번 연휴에 '집에 머무르기'를 선택했으나 기왕 고향이나 관광지를 방문하는 경우에는 타인과 접촉을 되도록 줄이고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하는 등 자신과 가족, 이웃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 시대의 시민의식을 십분 발휘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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