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OK저축은행도 결국 예금금리 인상에 나섰다. 앞서 SBI, JT 등 주요 저축은행들이 전략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린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공모주 청약 열기 등의 영향으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저축은행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 일명 '파킹통장'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업권의 금리 인상이 잇따랐다. 여기에 연말 퇴직연금 예금 등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저축은행의 유동성 규제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25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이날부터 OK저축은행은 'OK대박통장'을 비롯해 비대면 채널로 가입하는 'OK e-대박통장'의 금리를 모두 0.2%포인트씩 올렸다. 앞서 7월 7일 0.2%포인트씩 해당 상품의 금리를 낮춘 후 2개월하고도 20여일 만에 다시 예금금리 인상에 나선 것. 이에 따라 OK대박통장(OK e-대박통장 포팜)의 금리는 종전 30억원 이하 예치시 연 1.3% 적용에서 연 1.5%로 변경된다. 다만, 30억원 초과 금액에 대한 금리는 종전과 같은 0.1% 수준이 유지된다.

OK대박통장은 예치한도 제한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단기 목돈을 맡겨왔던 금융소비자들에 수시입출금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계좌당 평균잔액이 2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였다. 자금이체 수수료 면제와 같은 부가 혜택을 제공하는 점도 가입 유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공모주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저축은행 공통적으로 고금리 수시입출금 예금에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모주 청약일도 코 앞이라 분위기는 더 고조되고 있다.

저축은행 재무건전성을 위한 금융위원회의 유동성 규제도 이같은 예금금리 인상에 영향을 주고 있다. 11~12월 퇴직연금 예금 등에 대한 만기가 다가오면서 유동성 규제 비율(100%)을 맞추기 위해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1개월)과 달리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예금 등)에 대해 유동성 자산(대출 등)을 10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예컨대 저축은행은 향후 3개월 후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등에 대비해 3개월 전부터 유동성을 준비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현 시점에서 앞으로 3개월치 유동성(수신)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예금을 유치해야 한다. 종종 저축은행권이 연말을 앞두고 고금리 예금 특판을 진행한 이유도 유동성 규제 때문이다.

앞서 이달 11일 SBI저축은행은 최대 연 2.1% 금리를 받을 수 있도록 정기예금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JT저축은행은 22일 비대면 정기예금을 비롯한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상, 연 1.8~2.2%의 금리를 제공 중이다.

[전종헌 기자 cap@mkin 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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