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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시중 유통 물량 없다더니…‘상온 노출 백신’ 최소 220명에 접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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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 지역서 접종 뒤늦게 파악…질병청 “이상반응 보인 사람은 없어”

의료기관 개별 구매한 물량으로 어린이·임신부 대상 무료접종 재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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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청장(앞쪽)과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이 25일 열린 브리핑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수급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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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돼 접종이 잠정 중단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최소 220여명이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직까지 접종자 중 이상반응을 보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은 25일 브리핑에서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접종 현황을 조사한 결과 105명에게 접종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당국은 만 13~18세 청소년과 62세 이상 노인이 맞을 국가 공급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후 지난 22일부터 국가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했다.

질병청은 그동안 문제가 된 백신 물량 가운데 시중에 유통된 물량은 없다고 밝혀 왔지만, 서울을 비롯해 부산, 전북, 전남 등 4개 지역에서 이미 접종이 이뤄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상온 노출 사실이 늦게 파악되다 보니 사전에 이미 유통된 물량이 접종되는 것을 막지 못했고, 각 의료기관에 신속하게 접종을 중단하라는 안내도 늦어졌다.

문제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주시는 조사 결과 상온 노출 백신이 179명에게 접종됐다고 밝혔다. 질병청과 전주시 발표 중 중복 인원을 빼면 최소 220여명이 문제의 백신을 맞은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청장은 “숫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추후 (취합해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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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병원에서는 백신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 조달 백신 물량과 의료기관이 자체구매한 물량은 구분해서 관리해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사용이 중단된 국가 무료접종 백신이 유료 접종을 원하는 사람에게 접종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보건당국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독감 백신은 대부분 1회용 주사기에 충전돼 밀봉된 상태에서 공급된다”며 “상온에 노출되더라도 백신의 효력이 낮아지는 것이지 오염의 가능성은 굉장히 작고, 관련 부작용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를 통해 접종자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질병청은 상온에 노출된 백신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노출 시간이 얼마인지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질병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현장 조사 결과, 신성약품의 냉장창고와 배송차량에는 2~8도의 저온을 유지하는 ‘콜드체인’이 지켜지고 있었다. 질병청은 배송업체가 백신을 배송차량에서 1t 냉장트럭으로 소분해 옮기는 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보고 배송차량의 자동온도기록지, 운송 소요시간 등을 확보해 살핀 결과 노출이 의심되는 5개 지역을 추렸다. 현재 식약처는 5개 지역에서 수거된 750도즈의 샘플에 대해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검사에는 약 2주가 소요된다.

한편 이날 오후부터 만 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신부 무료접종이 재개됐다. 접종이 재개된 백신은 신성약품의 유통 물량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현재 유료 접종 백신과 마찬가지로 각 의료기관이 개별적으로 구매한 백신이다. 각 의료기관은 백신을 사용한 뒤 정부에 비용을 청구한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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