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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추석 앞둔 광장시장 반짝 활기…"대목 기대감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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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라 손님 조금 늘었을 뿐…예년의 반토막"

"폐업까지 고민" "매출 바닥쳤다" 상인들 한숨만

뉴스1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자료사진) 2020.8.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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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김유승 기자 = 추석연휴를 앞둔 주말,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은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었다.

26일 오후 <뉴스1>이 찾아간 광장시장은 마스크를 쓰고 물건을 사러 온 손님들로 다소 북적였다. 먹자골목에선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도 했고 마스크를 한 손님들은 진열된 물건을 살펴보느라 바빴다.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했던 8월 중순 적막했던 시장의 모습과 대조적인 광경이었다. 젓갈 가게를 운영하는 추모씨(73)는 "어제오늘은 그나마 손님이 오는 것 같아 다행이다"며 "간만에 손님이 늘어 오늘은 며느리까지 불러 같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던 상인들은 시장을 찾아온 손님들을 맞느라 간만에 얼굴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그러나 추석 직전인 주말인 점을 고려하면 이날 광장시장을 찾은 손님 수는 예년의 반 토막 수준이라며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토로했다.

추씨는 "손님이 늘었다고는 해도 작년 대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작년엔 거리에 사람이 가득 차 총총걸음으로 이동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 반의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허모씨(76)는 '손님이 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한숨을 쉬며 "추석도 앞두고 있고 주말이기도 하니까 평소보다 손님이 늘긴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라고 말했다.

분식점을 하는 60대 신모씨는 "주말에는 이 골목 분식집에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빼곡하게 사람들이 들어찬다. 그런데 지금은 곳곳에 빈자리가 더 눈에 띄지 않느냐"며 "하도 장사가 안돼 두 달 쉬고 다시 시작하는데 앞으로가 큰일"이라며 착잡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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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한복매장에 결혼식을 앞두고 한복을 맞추러 오는 예비 신랑·신부로 분주했던 가게들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자료사진) 2020.9.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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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보니 '추석 대목'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 오래다.

3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차례용품을 팔아온 A씨는 최근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지금처럼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보통 같으면 추석을 앞두고 손님이 바글바글 했어야 하는데 지나가는 사람도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차례용품 특성상 추석연휴 당일보다는 그 전에 미리미리 사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도 이렇게 사람이 없는데 연휴 때는 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지금은 억지로 버티고 있는데 이 장사를 그만두면 앞으로 뭘 해야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했다.

침구 판매점을 운영하는 B씨 사정도 마찬가지다. 그는 "식당이나 분식집에는 사람이 있을지 몰라도 우리같이 침구를 팔거나 한복을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매출은 거의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그는 "추석이라고 장사가 크게 더 잘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어떻게 될지 막막하다"며 "그저 무너지지 않으려고 버티고 있다"고 털어놨다.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의 사정이 크게 나빠지자 정부는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소상공인에게 이달 말부터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29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25일부터 지급을 시작했다. 집합제한업종은 150만원, 집합금지업종은 2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업종은 100만원이 지원된다.

B씨는 "재난지원금으로 모든 손해가 만회되진 않겠지만 아예 안 받는 것보단 낫지 않겠나"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hahaha82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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