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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엄마한테 다시 와줘” 아이 셋에게 새 생명 선물한 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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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얼마 전 병상에서 첫돌 잔치를 치른 서정민 군이 석 달여간의 연명치료 끝에 심장, 폐 등 주요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나게 됐다. 엄마 이나라씨 제공=연합뉴스


지난 7월 13일 불의의 사고를 당한 12개월 서정민 군이 심장과 폐 등 주요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긴 여행을 떠나게 됐다. 정민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슬픔에도, 정민이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다 있을 거라는 부부의 결정이 아픈 아이들에게 새 생명을 선물해주게 했다.

정민이 어머니 이나라씨는 26일 연합뉴스에 “엄마가 힘들까 봐 잘 울지도 않았던 착한 아이였다. 이유식도 잘 먹어 또래 아이보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갔다”라며 “정민이가 가는 길 무섭지 않게 평온할 수 있게 많은 사람이 기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큰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처음엔 장기기증을 반대했다던 이나라씨는 정민이의 장기를 이식받은 아픈 아이들이 정민이를 대신해 맛있는 것도 먹고, 좋은 곳으로 여행 다니며 잘 뛰어놀 것이라고 말해준 남편의 설득에 어렵지만 귀한 결정을 했다.

정민이는 지난 16일 첫돌 잔치를 병상에서 치렀고, 장기기증을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정민이의 심장과 폐, 신장, 간 등은 장기이식이 절실한 3명의 아이에게 전달된다.

정민이의 부모는 “어린 아이들의 장기기증 사례가 많이 없다고 한다. 많은 분이 장기기증에 대한 안 좋은 견해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리고 정민이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정민이 덕분에 아픈 아이들이 새 생명으로 태어날 수 있게 됐어. 많은 사람이 정민이가 뜻깊은 일을 했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엄마 아빠도 고맙고 미안해. 건강한 옷으로 갈아입고 엄마한테 다시 와줘. 사랑해.”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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