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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4 (목)

'내 아이는 소중하니까'… 프리미엄·친환경 아동복 잘 나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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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에도 아동복 판매 늘어… 신세계 명품 아동 편집숍 매출 89% 신장
'친환경' 제품도 인기… '내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라면'

조선비즈

신세계 강남점의 프리미엄 키즈 편집숍 '분주니어'./신세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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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프리미엄 아동복 시장은 꾸준히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불황으로 의류 소비가 줄어고 있지만, 프리미엄 아동복은 그러한 전망에서 비켜난 모습이다.

25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아동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9% 신장했다. 특히 아동용 명품 전문 편집숍인 '분주니어'는 매출이 88.9% 신장했다.

분주니어는 스톤아일랜드, 닐바렛, 폴스미스, 에르노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키즈 라인을 전문으로 판매한다. 매장을 따로 운영하는 영국 명품 브랜드 버버리의 키즈 라인이나 명품 패딩 브랜드 몽클레르의 키즈 역시 인기가 꾸준하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가 아동용품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자녀, 손주, 조카를 위해 소비를 아끼지 않는 'VIB(Very Important Baby)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한 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아이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데다, 양가 조부모·부모 ·삼촌·이모 등 8명이 한 명의 아이를 공주왕자처럼 챙긴다는 뜻의 '에잇 포켓(여덟 명의 주머니)'이라는 용어도 있다. 요즘엔 주변 지인까지 더해 '텐 포켓(열 명의 주머니)'까지 쉽게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엔 추석을 앞두고 '추석빔'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로 프리미엄 아동복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귀향을 자제하면서 손주나 조카들에게 직접 용돈을 주기 어려워지자 대신 선물을 보내거나 옷을 구입하라고 송금하는 가정이 늘었다. 여윳돈이 생긴 만큼 평소엔 가격이 부담됐던 프리미엄 브랜드의 아동복을 구입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날 서울 영등포 롯데백화점에 아이와 함께 쇼핑을 하러 온 박모씨는 "시댁에서 보내준 용돈으로 추석빔을 장만하려고 백화점에 나왔다"며 "코로나로 아이가 야외 활동을 별로 하지 않아 그동안 옷을 살 일이 없었는데, 모처럼 사주는 거라 좀 비싸더라도 좋은 옷을 사 입히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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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키즈가 출시한 '업사이클링 제로맥스' 라인의 후드티와 팬츠./나이키 키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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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겐 좋은 걸 입혀주고 싶다는 부모들의 니즈가 커지면서 '친환경'을 추구하는 가치 소비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아웃도어와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이뤄지던 리사이클링(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옷을 만드는 게 아동복 브랜드로도 확산되고 있다. 한세드림이 전개하는 리바이스 키즈는 이달 초 플라스틱 재활용 섬유로 만든 '리사이클링 데님 팬츠'를 출시했다.

리사이클링 데님 팬츠는 일상에서 버려지는 페트병·플라스틱에서 추출한 재생 폴리에스터 원사인 '리프리브' 소재로 만든다. 리프리브 원사는 제조 공정 시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를 쓰지 않아 온실 가스 배출을 줄이고, 물과 에너지도 절약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소재다.

나이키 키즈도 최근 재생 폴리에스터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로맥스' 라인을 출시했다. 플라스틱병과 직물 조각, 낡은 옷과 신발에서 얻은 재생 폴리에스터와 유기농 면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친환경을 위해 추가적인 임가공이 들어가 가격대가 일반 상품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다.

하지만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부모들에겐 높은 가격도 '아이가 살아갈 미래를 위한 투자'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후 변화와 미세 플라스틱 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 소재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면서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선 조금 더 비용이 들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겠다는 부모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훈 기자(yhh22@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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