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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北 “수색 명목으로 영해 침범시 또 불미스러운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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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이틀 만에 태도 돌변… “새로운 긴장 유발 말라”

세계일보

26일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양경찰이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47)씨의 시신과 소지품을 찾는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인천해양경찰서 제공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뒤 북한 해상으로 표류했다가 북한군 총격에 숨진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와 관련해 북한이 한국 정부를 향해 “시신을 수습해 송환할 테니 북측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A씨 피살사건에 대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속한 사과로 남북관계 경색이 다소 완화하는 듯했으나 북측의 적반하장식 태도가 여전해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7일 남측이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A씨 수색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북측 영해를 침범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하라”고 위협했다. 자신들도 수색을 전개할 계획임을 알리면서 “시신 수습 시 남측에 송환할 절차와 방법을 생각해뒀다”고도 했다.

북한은 ‘남조선 당국에 경고한다’라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는 남측이 새로운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무단침범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협박했다.

이어 “우리는 남측이 자기 영해에서 그 어떤 수색 작전을 벌리든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우리 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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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북한 당국의 방점은 자기네가 A씨 시신을 수습해 우리에게 송환하겠다는 쪽보다는 우리더러 북한 영해를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 해군 서해함대의 통보를 인용해 “남측에서 지난 25일부터 숱한 함정과 기타 선박들을 수색 작전으로 추정되는 행동에 동원하면서 우리 측 수역을 침범시키고 있다”고 억지를 부린 점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남측의 행동은 우리의 응당한 경각심을 유발하고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고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는데 여기서 ‘또 다른 불미스러운 사건’이란 한국 민간인을 언제든 사살할 수 있다는 위협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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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해남도 옹진군 등산곶 해안 인근에 떠있는 북한 경비정의 모습. 뉴시스


북한은 남북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웠다는 점도 공개했다. 북한은 “지난 25일 우리는 현 북남관계 국면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남측에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조사 통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문재인정부의 청와대는 북한군에 의한 A씨 피살사건과 관련해 지난 25일 오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북측에 추가 조사를 요구하고 남북 공동조사 요청도 검토하기로 했다. 아울러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서해에서의 감시 및 경계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조치를 시급히 취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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