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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말로는 '영토침범' 행동은 시신수습…"北 자존심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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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조사 거절하면서도 안전대책 보강, 시신 반환 의사 알려와"

靑 NSC 공동조사요구에 하루 만에 응답한 것 '평가'

뉴스1

북한 해상에서 총격을 맞고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가 26일 오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전남 목포항으로 향하고 있다. 2020.9.2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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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북한이 27일 북측 해역에서 피격 사망한 남한 공무원 A씨에 대한 우리 당국의 수색 과정에서 '영해 침범'을 경고했지만,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전날(26일) 북한에 추가조사를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신속히 관련 입장을 표명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남조선에 경고한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우리측 영해 침범은 절대로 간과할 수 없으며 이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우리 해군과 해경이 지난 25일 A씨가 타고 있던 부유물만 소각했다는 북한 발표에 따라 연평도 일대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는 주장이다.

남측은 서북도서를 기준으로 등거리-등면적 기준으로 NLL(북방한계선)을 설정했지만, 북측은 백령도는 물론 연평도 이남까지 북측의 영해로 하되 서북도서는 '통항질서'를 통해 출입만 허용하는 일종의 통로만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북한이 영해 침범에 대한 경고를 구실로 전날 청와대 NSC 요구에 답변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NSC는 전날 오후 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북측에 대해서 추가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필요하다면 북측과의 공동조사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북한이 자존심을 세우려면 우리 요구에 직접 답하기보다는 체면을 지키면서 다른 형태로 답을 준 것이라고 본다"면서 "북한에서 신속하게 '우리가 찾아보겠다'는 답변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보도 첫머리에서 "지난 25일 우리는 현 북남(남북) 관계국면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것과 관련해 남측에 벌어진 사건의 전말을 조사통보했다. 최고지도부의 뜻을 받들어 북과 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그 어떤 경우에도 절대로 훼손되는 일이 추가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안전대책들을 보강했다"면서 "우리는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공무원 피격사건'을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규정했고, '남북관계의 신뢰와 존중'을 언급 했다. 우리 측이 요구한 추가조사, 공동조사 가능성에 관해서는 답변을 하지 않은 채 남과 북 각각의 수색작업을 강조했고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남측에 넘겨주겠다"고 한 만큼 거절한 셈이다.

이에 비록 거절의 뜻이라도 북한이 하루 만에 우리 측 요구에 반응한 것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소통을 지속하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이에 북한이 제기한 남북 간 서해 경계선에 관한 문제가 실제 갈등으로 비화할지는 우리 당국의 대응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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