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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다시 日 게임시장 두드리는 게임업계…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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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판호 발급 중단 장기화에 대형 게임 시장 일본에 재주목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내 게임업체들이 최근 일제히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판호 재발급이 기약이 없는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일본에 눈을 돌리는 모양새다.

2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넷마블 등이 잇따라 간판 게임을 일본에 출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 모두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거나 화제를 불러모은 검증된 작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3일 '로스트아크'의 일본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스트아크는 스마일게이트RPG가 개발한 PC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로 지난 2018년 국내 출시 당시 접속하는 데만 1시간이 넘게 걸릴 정도로 인기를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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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스마일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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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는 지난 7월 게임온과 일본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로스트아크의 일본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사전예약자만 10만명을 넘겼다. 일본에서 PC 온라인 게임 사전예약을 진행하는 사례 자체가 드문데, 일찌감치 초반 흥행에 청신호를 켰다.

24일에는 넥슨의 'V4'가 일본 정식 서비스를 개시했다. V4는 넥슨의 모바일 MMORPG로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됐다. 기본적으로 모바일 게임이지만 PC를 통한 크로스 플레이도 가능하다. V4는 한국에서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2위까지 올랐고 최근까지 꾸준히 10위권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에서의 초반 분위기도 좋다. 25일 기준으로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게임 1위에 자리했다. 매출 순위도 16위로 나쁘지 않은 출발이다. 구글플레이에서도 인기 게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넥슨 관계자는 "국가별 MMORPG 이용자들의 플레이 경험, 캐릭터 성장 체감 등이 조금씩 다른 점을 고려해 현지화 작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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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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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마블의 방탄소년단 IP(지식재산권) 바탕 스토리 소셜 게임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도 일본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 24일 출시됐다. 글로벌은 물론 일본에서도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흐르는 모습이다.

실제 출시 하루 전인 23일 사전 다운로드를 개시했는데, 이날 오후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1위에 올랐다. 25일 기준으로는 3위다. 구글플레이 기준으로는 등락을 심하게 반복하고 있지만 최고 7위까지 올랐다. 검증된 'BTS' IP의 위력을 증명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넷마블은 올해 안으로 모바일 MMORPG인 'A3:스틸얼라이브'도 일본에 출시할 계획이다. A3: 스틸얼라이브는 올해 상반기 넷마블에서 가장 높은 매출 순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이처럼 일제히 일본에 인기작을 출시하는 데는 그간 '큰손'이었던 중국으로의 게임 출시가 사실상 막힌 부분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차선책으로 일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는 것.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의 중국 판호 발급을 중단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항의하는 차원이다. 이에 국내 업체들이 만든 대부분의 신작이 중국에 발조차 들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통적 게임 강국인 일본 게임 시장 규모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올해 전체 일본 게임시장 규모는 186억8천300만달러(약 22조원)으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전세계 3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4위인 한국 시장보다는 약 3배 정도 큰 규모다.

다만 국내 업체들도 수차례 일본 시장의 문을 두들겨 왔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곳은 그리 많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넥슨 등의 기대작들은 모두 일본에서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일본 현지를 겨냥해 출시한 '연신의 아스트랄'과 '크르노 브리게이드'는 모두 서비스를 조기 종료했고 지난해 일본 출시한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의 현지 매출을 늘리는 데 기여하기는 했지만 앱 마켓 매출 순위권에는 들지 못하는 실정이다.

넥슨 역시 '다크어벤저 크로스', '페이스', '트라하' 등 MMORPG 게임들을 대거 일본에 출시했으나 큰 반향은 없었다. '다크어벤저 크로스'와 '페이스'의 경우 올해 서비스를 종료했다. 넥슨의 올해 2분기 일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감소했다.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경우도 있었다. 넷마블이 지난 2017년 일본에 내놓은 '리니지2 레볼루션'과 2019년 출시한 '일곱개의대죄: 그랜드크로스'가 일본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1위 유지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국내 게임의 불모지인 일본에서 매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전통적으로 콘솔 게임 강세 시장인데다가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한 게임의 선호도가 높아 그간 국내 업체들이 일본에 선보인 MMORPG 게임들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측면이 있다"며 "이번에는 초반 분위기가 썩 나쁘지 않은 만큼 일본 게임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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