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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제조업 70% “코로나로 ‘해외 체인’ 끊어졌거나 재편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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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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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국내 제조기업의 ’GVC 재편 전망 및 대응실태‘ 조사>


국내 제조업체 10곳 가운데 7곳은 글로벌 가치사슬(GVC·글로벌 밸류 체인) 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0곳을 대상으로 한 ‘GVC 재편 전망·대응 실태’ 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41.7%가 ‘GVC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고 27.3%는 ‘변화를 예상한다’고 답했다고 27일 밝혔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여러 나라가 기술과 자원, 비용에서 각자 유리한 품목을 생산해 상호교역하는 국제분업 구조를 일컫는 용어로, 그만큼 코로나19의 글로벌 충격파가 컸다는 것이다. 조사는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4일까지 대기업 76곳과 중소기업 224곳을 대상으로 전화·팩스를 통해 실시됐다.

GVC 재편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72.0%)이 꼽혔다. 중국 제조업 고도화(16.9%), 미중 무역분쟁(7.7%), 4차 산업혁명 가속화(1.9%)도 구조 개편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의는 “그동안 중국의 경제성장, 보호무역 강화, 4차 산업혁명 등에 따라 GVC에 점진적 변화가 있다가 올해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재편이 가속화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GVC 재편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긍정적 영향에 비해 더 클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응답 기업의 40.8%는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한 반면,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응답은 6.5%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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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국내 제조기업의 ’GVC 재편 전망 및 대응실태‘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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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답한 GVC 재편요인을 5점 척도(점수가 낮을수록 위기, 높을수록 기회)로 평가한 결과, 중국 제조업 고도화(2.1점)와 코로나19 등 감염병(2.2점), 미중 무역분쟁(2.7점), 일본 수출규제(2.8점) 등이 위기 요인으로 평가됐다. 긍정적 기회 요인은 ‘4차 산업혁명 가속화’(3.1점), 단 하나에 그쳤다.

다만 GVC가 재편돼도 중국과 거래가 급격히 축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중국 기업과 거래전략에 대해 ‘유지 또는 확대하겠다’는 응답이 84.3%에 이른 반면,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6%에 그쳤다.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 중심의 GVC는 약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기업 현장의 이 같은 견해와 한국의 높은 대중국 경제 의존도를 종합하면, 당분간 중국 기업과의 거래가 축소될 가능성이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대한상의는 진단했다.

기업들은 이 같은 GVC 재편에 대비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정부에 ‘연구·개발(R&D) 지원 강화’(37.7%)를 가장 많이 요청했다. 이어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25.3%), ‘사업전환 지원’(14.7%), ‘한국 선도업종으로 GVC 재편 주도’(13.0%), ‘미·중 무역분쟁 파급영향 차단’(9.3%) 등을 정책 과제로 제시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국의 신보호무역주의가 부상하는 가운데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까지 이어져 우리 기업들이 구축해온 GVC가 위협받고 있다”면서 “GVC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국내 산업을 튼튼하게 하는 과제가 밀도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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