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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환불 미뤄 파산막은 항공사, 중·장기적으론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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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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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들이 현금 유출을 막기 위해 항공권 환불 대신 지급한 적립금 등 바우처가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파산을 모면했으나 매출 발생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항공사 지원을 목적으로 선구매한 항공권도 올 연말 환불이 예정돼 있어 부담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제주항공이 환불 대신 바우처 지급을 통해 현금 유출을 최소화했다.

대한항공은 항공권 지불금액을 크레딧 바우처로 변경할 경우 새로운 항공권 구입 시 10% 할인하는 혜택을 제공했다. 제주항공은 마일리지 프로그램 '리프레시 포인트'로 환불할 경우 환불금액의 10%를 추가 적립하는 혜택을 마련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이런 바우처 지급이 향후 국제선 운항 재개 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금 소진 속도를 완화해 회사 재무 상태 악화를 막았지만 여객 운송 책임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국내선은 물론 일부 재개한 국제선 운항에서도 일부 탑승객으로부터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국내 항공사는 비즈니스 수요를 겨냥해 일부 국제선 운항을 시작했으나 본격적인 복항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각국의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 때문이다.

항공 수요 회복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야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항공업계는 긍정적으로 바라보더라도 국제선 수요 회복에는 2년이 소요된다고 보고 있다. 백신 접종에 상당 시일이 걸리는 만큼 5년을 예상하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앞서 정부가 항공사로부터 선구매한 1600억원 규모의 항공권 중 미사용분에 대한 환불도 예정돼 있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으로 인해 환불금액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는 3분기 상장사 중 대한항공을 제외한 모든 항공사 실적을 적자로 예상했다. 대한항공만 화물 사업 선전으로 인해 흑자를 이어간다고 내다봤다. 항공사별 3분기 영업손익 추정치는 대한항공 378억원, 제주항공 -723억원, 아시아나항공 -1001억원, 티웨이항공 -479억원 등이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바우처가 일시적으로 숨통을 틔워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좋은 건 아니다”며 “항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있는 만큼 정부의 항공권 선구매 환불 유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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