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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코로나에 어려운 글로벌 항공업계…'이색 아이디어'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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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지 없는 비행상품'부터 도넛·음료 카트 판매까지

-그나마 좋던 화물도 3분기 '우울'…"화물 쪽 매출 줄어"

메트로신문사

글로벌 항공업계가 장기화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탑승객이 대폭 줄자, 이례적인 방법들로 생존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사들은 여전히 올해 들어 확산한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유례 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는 연일 늘었다 줄기를 반복할 뿐, 크게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

국가 간 하늘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줄어든 항공 시장의 수요가 언제 다시 반등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올 상반기 국제선 여객은 1303만4739명으로 전년 4582만7138명 대비 약 72% 줄었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지속하면서 항공사들은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이례적인 방법들로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지난 19일 대만 항공사 타이거에어는 한국관광공사 타이베이지사, 대만 중대형 여행사 이지플라이와 함께 제주 상공을 선회하는 가상출국 체험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서 타이거에어는 대만 관광객 120명을 태우고, 타이베이 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20분간 제주 상공을 선회한 뒤 다시 대만으로 회항했다.

해당 상품은 관광객들이 비행기 탑승 전 한복을 입고 사진 찍는 것을 비롯해 기내에서 제주 사투리 배우기 등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같은 상품은 앞서 지난 11일 출시한 지 약 4분 만에 완판된 바 있다. 최근 대만에서는 해외여행을 원하는 관광객이 증가하며, 출국이나 기내 체험 등과 같은 행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 항공기가 운항하지 못하자, 각종 물품이나 음식 등도 판매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호주 국적의 콴타스항공은 와인 등이 들어 있는 기내 음료 카트까지 매물로 내놓았다. 콴타스항공은 와인 사업부를 통해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로 조기 퇴역이 예정된 보잉747s 항공기에 있던 음료 카트 1000개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앞서 콴타스항공은 이미 파자마 1만 세트와 호주 일주 관광 비행 상품도 판매한 바 있다.

태국 타이항공도 방콕 시내 본사 2층에 비행기 객실 모양의 레스토랑을 꾸미고, 건물 앞에서 튀김 도넛까지 판매하는 등 '먹거리 부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항공사들도 각종 체험상품뿐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심 중이다. 대표적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LCC(저비용항공사) 진에어는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기로 운항하고 있다. 화물 시장은 여객기가 운항하지 못하자 공급이 줄면서, 운임이 상승해 좋은 수익원이 되고 있기 때문. 지난 2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부문 흑자로 각각 영업이익 1102억원, 234억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은 '도착지 없는 비행 관광 상품'을 출시해 운영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그간 국내선에 투입하지 않았던 A380 항공기를 활용해 국내 상공 곳곳을 누비는 'A380 특별 관광상품'을 내달 24일과 25일 양일간 운영한다. 해당 항공편은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한 뒤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온다. 에어부산도 앞서 지난 10일 위덕대학교 항공관광학과 학생을 대상으로 김해공항을 출발해 포항과 서울, 광주, 제주 상공까지 운항한 뒤 되돌아오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에어서울은 자사의 로고와 항공기, 유니폼 등이 디자인된 다양한 굿즈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민트몰'을 공식 오픈했다. 민트몰에서는 핸드폰 케이스, 무선 이어폰 케이스, 키링, 그립톡 등 에어서울과 관련된 디자인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유진투자증권 방민진 연구원은 "화물 때문에 2분기 실적이 좋았다. 3분기에는 2분기보다 화물 쪽 매출이 줄어 아무래도 이익 자체도 줄 수밖에 없다. 이제 그걸 얼마나 선방하느냐 문제인 것 같다"며 "LCC도 3분기가 안 좋다. 사실 국제선 여객이 YOY(전년 대비) 10% 이상 타격 있는 상태로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라 2분기와 3분기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매출을 아예 일으키지 않는다면 그냥 고정비는 그대로 나간다. 그게 다 손실이 된다. 기존 정상적인 운항이 아니더라도, 비행기를 띄워 일부라도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며 "그것 자체가 흑자를 낸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적자 폭 일부라도 줄일 수 있다면 항공사들은 그렇게 해야 하니 그런 아이디어들을 도입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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