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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주력' 반도체·정유·화학 꺾인 SK그룹…"재무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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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주요 그룹사 분석 보고서

그룹 이익, 지난해 상반기 5.8조→올해 3.2조

반도체는 메모리 업황 조정, 정유·화학은 팬데믹

배터리 사업·고부가가치 화확 제품 확대로 투자↑

헤럴드경제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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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SK그룹의 주력 사업이 지난해와 올해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터리 사업 확장 및 고부가가치 화학제품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기조로 그룹의 차입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SK그룹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SK그룹의 주력부문인 반도체와 정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업황 조정과 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을 맞닥뜨리며 함께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은 약 139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또한 8조8000억원 수준으로 67.6%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같은기간 17.1%에서 6.3%로 떨어져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전망 또한 어둡다. 올해 상반기 정유·화학 부문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규모 영업적자(약 2조1000억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선 석유제품 수요 위축, 원유 공급 과잉 등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재고 시차 효과 및 기말 재고자산 평가로 약 1조1000억원의 발생했다. 또 휘발유, 항공유 등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 이하로 유지됐다. 이에 그룹의 이익창출 규모는 전년 상반기 5조8000억원 대비 2조6000억원 감소한 3조2000억원에 그쳤다.

민유성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대규모 영업적자 이후에도 석유제품 수요와 정제마진의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와 주요 제품의 수요 위축, 중국 지역 중심의 설비 증설이 산업 내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헤럴드경제

[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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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상황에서 공격적인 투자 기조와 주주환원 정책까지 겹쳐 SK그룹의 차입 부담은 가중되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 SK그룹의 합산 상각전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에 힘입어 40조원으로 늘어났지만, 늘어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설비 투자도 9조원 이상 증가해 24조원에 달했다. 여기에 도시바 반도체 인수(3조9000억원), 자기주식취득(SK하이닉스 1조7000억원, SK이노베이션 1조원) 등으로 자금유출이 확대돼 총 10조6000억원의 자금부족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반도체 부문 설비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배터리 사업 확장과 고부가가치 화학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까지 겹쳤다. SK이노베이이션은 늘어나는 배터리 수주 규모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약 3조800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했는데, 아직 해외공장 잔여투자 금액이 3조9000억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지출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야 자동차 전지 부문에서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LG화학의 생산능력(70기가와트, SK이노베이션은 2022년까지 60기가와트 목표)을 고려하면, 2022년까지는 영업이익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유성 애널리스트는 "2018~2019년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자금부족, M&A로 인한 차입금의 연결실체 편입, 회계기준 변경으로 인한 리스부채 인식 등으로 2017년 22조2000억원이던 그룹 순차입금 규모는 2018년 말 30조6000억원, 지난해 말 4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다만, SK그룹은 이처럼 확대된 재무부담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재무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국신용평가는 분석했다. 총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는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기준 28.7%에 그치고, 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총차입금 배수도 2.4배 수준으로 양호하다. 장기성 차입금 비중 또한 71.6%로 단기 상환 부담이 낮다.

민유성 애널리스트는 "중장기 성장동력인 배터리 관련 설비투자부담이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반도체 부문 투자 규모를 조절하며 그룹 전체 자금지출 규모는 축소될 것으로 보이며, 영업현금창출력과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우수한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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