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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사과 후 경고한 北… 태영호 “핵에서 나온 자신감, 곧 영토 노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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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황 지켜보다 ‘강경하게 나가도 되겠다’ 자신감”

세계일보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북한의 우리 국민 사살·화형 만행 진상조사TF’ 제1차 회의에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탈북한 북한 외교관 출신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27일 “우리 국민의 재산, 생명 그 다음은 영토인가?”라며 북한의 ‘엄중경고’ 메시지를 비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선대와 달리 유연하고 관대한 듯한 태도를 취하는 근거는 그가 진짜로 ‘계몽군주’여서가 아니라 핵무기 보유에서 비롯된 자신감이라는 지적도 했다.

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30대 김정은은 자기 할아버지나 아버지와도 견줄 수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그 자신감의 근거는 바로 핵”이라며 “김정은은 핵무기가 있음으로 남북 관계에서는 물론 국내 정치에서도 김일성과 김정일에게서 볼 수 없었던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 정부에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무단침범 행위를 그만두라”며 엄중 경고한 것과 관련,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어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혀를 찼다.

이어 이러한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해 “우리에게 사죄하는 듯 한 모습을 보이던 북한이 시신을 공동으로 찾아보자고 나오는 대신 갑자기 영해 침범하지 말라는 강경으로 선회한 것은 지난 이틀간 달라져 가는 한국 내부의 흐름을 읽어 보고 좀 강경하게 나가도 괜찮겠다는 자신감에 기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태 의원은 핵 보유에 따른 북한의 자신감이 대남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핵을 가지고 있는 전략 국가 군주지만 기분 나쁜 일이 생겨도 핵은 칼집에 넣어둔 채 ‘남녘 동포들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기도하는 ‘어버이 계몽군주’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군 장성 진급·보직 신고식에서 ‘삼정검은 칼집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했는데 김정은은 이미 핵 보검 사용법을 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북 관계에서 아무 일이나 저질러도 징벌받지 않는 ‘영원한 갑’에 있다는 인식을 한국에 확고히 심어주려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 달 동안 남북 관계 초점은 우리 국가 재산, 국민 생명으로부터 이제는 영토 문제로 옮겨지고 있다”며 “북한은 다음 단계에서 이번과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려면 남북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다시 그어야 한다고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북한은) 히틀러나 일본 제국주의처럼 재산, 생명, 영토 순서로 나올 것”이라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아니, 물러서서도 안 된다. 우리 국민의 단합된 힘으로 맞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북측의 총격으로 피살된 우리 공무원과 관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사과했으나 이후 북한이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옴에 따라 정국은 다시 얼어붙었다. 북한은 이날 ‘남조선 당국에 경고한다’는 제목의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우리는 남측이 새로운 긴장을 유발할 수 있는 서해 해상군사분계선 무단침범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서남해상과 서부해안 전 지역에서 수색을 조직하고, 조류를 타고 들어올 수 있는 시신을 습득하는 경우 관례대로 남측에 넘겨줄 절차와 방법까지도 생각해두고 있다”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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