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핵심 쟁점될 전망…상대 후보 비방 이어질지 주목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두 후보의 첫 번째 TV토론이 29일 오후 9시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다. AP뉴시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TV 토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돌적이고 순발력이 좋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록이 두터운 바이든 후보의 첫 대결에서 누가 부동층의 표심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첫 번째 토론은 29일(현지시간)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9시에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다. CNBC방송에 따르면 TV 토론은 △트럼프와 바이든의 경력 △연방대법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 △인종차별과 폭력시위 △선거의 무결성 등 6가지 주제를 각 15분씩 총 90분 동안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 트럼프 “코로나19 대응 훌륭” VS 바이든 “형편없었다”
미국이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대응은 이번 토론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에 초점을 맞춰 토론을 끌고 나가겠다고 벼르는 중이다. 바이든 후보는 26일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퇴치를 위한 강력하고 신속한 조치를 거부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실패가 아니었다면 이 위기가 이렇게까지 악화할 필요가 없었다”고 비난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우리가 잘못한 건 홍보였을 뿐”이라며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훌륭한 대처를 했는지 설득할 수 없었던 것 외에는 잘못한 게 없다”고 반박했다. 또 “미국은 코로나19 대응에서 놀라운 일을 했다”며 “중국이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 “바이든은 프롬프터 없이 말할 수 없다” VS “트럼프는 최악의 대통령” 비방전 이어질까
이번 선거 과정에서 두 후보가 상대방에 대한 비방도 서슴지 않고 있어 이번 토론에서도 이 같은 장면이 연출될지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바이든 후보는 나보다 경험이 많으니 당연히 나를 이겨야 한다”며 “그는 토론 능력이 훌륭하다”고 기대치를 높였다. 바이든 후보의 오랜 정치 경력을 강조해 토론에서 밀리더라도 본전을 찾을 수 있도록 포석을 깐 셈이다. 하지만 곧바로 “바이든은 프롬프터 없이 말할 수 없다”며 “사상 최악의 대통령 후보”라고 공격했다.
바이든 후보는 26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을 충분히 길게 말하고, 반복한다”며 “괴벨스와 비슷하다”고 비난했다. 괴벨스는 독일의 히틀러 정권 때 선전 장관을 맡았던 인물로 언론 통제 등 선동정치의 대명사로 꼽힌다. 바이든 후보는 “미국 역사에서 최악의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를 몰아내자는 말이 농담이 아니다”라며 “영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을 두고 토론할 줄도 모른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두 후보는 TV토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경제정책,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 6개 주제를 놓고 토론한다. AP뉴시스 |
◇두 후보의 약점은?
코로나19 대응과 경제 등 정책적 논쟁을 제외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약점은 그의 토론 태도에 호불호가 심하게 나뉜다는 점이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 진행자 경력을 바탕으로 청중을 사로잡는 능력이 있지만, 공격적인 태도에 눈살을 찌푸리는 이도 적지 않다. 2016년 대선 토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말하는 동안 그의 뒤를 돌아다녀 “스토커 같다”는 혹평을 듣기도 했다.
바이든 후보의 약점은 잦은 말실수다.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시작된 정치경력과 수백 건의 토론으로 관록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농담만 했다 하면 구설에 오른다.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격화했던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세금 정책을 장황하게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러면 나에게 총을 쏠 것”이라고 발언했다가 뭇매를 맞기도 했다.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바이든 후보에게 TV토론 취소를 요구한 것도 그의 말실수를 우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올 정도다.
◇지지율 격차 좁힐 수 있을까
TV토론 생중계는 미국 전역에서만 7000만~8000만 명이 시청하는 대형 이벤트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에 7~8포인트 차로 뒤처지고 있지만, TV토론 이후 지지율이 역전된 사례가 많아 속단할 수 없다. 특히 이미 양측 지지층이 굳어져 있어 이번 토론이 부동층에 더 의미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여론의 지지를 받는 쪽이 바이든 후보이기 때문에 부담이 더 클 것”이라며 “토론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켜야 하는 쪽은 바이든 후보”라고 분석했다.
[이투데이/최혜림 수습 기자(rog@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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