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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자녀 7명 둔 `낙태` 반대론자…2명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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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관 후보에 26일(현지시간)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고법 판사(48)가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과 성별만 같을 뿐 성향은 완전히 대척점에 있다는 평가다. 제7연방고법은 일리노이, 인디애나, 위스콘신 등 3개 주를 관할한다. 그가 상원 문턱을 넘으면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 여성 연방대법관이자 대법관 9명 중 최연소자가 된다.

그는 남부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자랐고 테네시주 로즈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이어 동부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졸업했고, 1990년대 후반 당시 연방대법관이던 앤터닌 스캘리아를 돕는 로클러크를 지냈다. 모교에서 2017년까지 법대 교수로 일하다가 연방고법 판사에 지명됐다. 로스쿨에서 만난 남편 제시 배럿도 인디애나주 검사로 일하다가 현재는 로펌에 근무하고 있다. 둘 사이에 자녀는 무려 7명이다. 아이티에서 입양한 2명과 친자녀 5명이다.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임신 중 검사에서 다운증후군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출산했다. 그는 "우리 집 아이들에게 형제·자매 중 누구를 가장 좋아하냐고 꼽으라고 하면 바로 막내아들"이라며 "집안에서 막내아들의 위치가 바로 그렇다"고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본인도 7남매 중 장녀다. 자녀 나이는 모두 20세 미만으로 역대 대법관 중 처음으로 학생을 둔 후보자라고 NBC 뉴스가 전했다. 일부 언론은 "7명의 아이를 두고 다운증후군의 아이까지 키우다니 엄청나게 강한 슈퍼맘"이라고 보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하다. 그가 인준되면 대법관 9명 중 무려 6명이 가톨릭 신자로 채워진다. 배럿 지명자는 평소 낙태에 반대하고 총기 소유의 권리를 지지해 왔다.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1973년 연방대법원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에 대해 찬반 의견을 직접 밝힌 적은 없으나, 기존 판례에 구속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전국적인 낙태 합법화를 가져온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여성이 임신 후 6개월까지 중절을 선택할 헌법상 권리를 인정했다. 그는 2018년 낙태와 관련된 2가지 법률안에 대해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민주당과 여성계 일각에서는 그의 종교적 신념이 낙태 문제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이민자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8년 추방 결정이 내려진 엘살바도르 이민자들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한 전력이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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