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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건강보험 혜택 늘었는데…실손보험 지출 오히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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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했음에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지출과 환자 부담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원의 실손 청구 비급여 진료비가 3년간 80% 가까이 급증해 고스란히 다른 보험가입자의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보험연구원은 27일 발간한 ‘최근 실손의료보험 청구 실태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2017년부터 시행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액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손보험의 손해율과 위험손실액은 2018년부터 계속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실손보험의 위험보험료(납입 보험료 중 관리운영비를 제외하고 보험금 지출에 투입되는 몫) 대비 보험금 지출의 비율, 즉 위험손해율은 2017년 121.3%에서 지난해 133.9%로 뛰었다. 올해 상반기 위험손해율 역시 131.7%로 지난해 상반(129.1%)보다 소폭 늘어났다. 보험사가 초과 지출한 보험금인 즉 발생손해액은 올해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에 이른다. 들어온 보험금에서 나가야할 액수보다 실제 지출한 보험금이 20∼30%나 많아 그만큼 실손보험 적자가 커졌다는 의미다. 이는 향후 보험금 증가로 이어져, 병원 이용이 적은 다른 가입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킨다.

올해 상반기 주요 손해보험 5개사 실손보험 가입자의 건강보험 본인부담 진료비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4.4% 증가했고,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비는 10.5% 늘었다. 이 수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건보 본인부담 진료비와 비급여 진료비가 2018년 상반기보다 각각 28.0%와 14.4% 늘었다.

특히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을 확대했음에도 의원에서 지출한 의료비는 되레 급증했다.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보장성 강화정책에 따라 비급여 진료비가 상급종합병원(대형병원)에서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상급종합병원의 실손 청구 비급여 진료비는 연평균 3.4%씩 감소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의원에서 청구한 비급여 진료비는 1조1530억원으로, 3년 전보다 79.7%나 뛰었다.

입원료와 외래 초음파진단료 등 보장성 강화 항목의 진료비는 감소하거나 그대로인 데 비해 외래 재활·물리치료료와 주사료 등은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정책이 더 큰 효과를 내려면 공보험과 사보험이 협업으로 비급여를 관리하는 합리적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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