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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TV홈쇼핑 ‘모바일 실적’ 비중 커져…방통발전기금 부과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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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방송사업 매출 추월도…대상 제외돼 기금 재원 확보 어려움

모바일 결제 유도 꼼수 마케팅…정부 “연내 기금 관련 고시 개정”

[경향신문]

경향신문

TV홈쇼핑 사업자들의 전체 매출에서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모바일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업계 2위 GS홈쇼핑은 지난해부터 모바일 판매 비중이 본업인 방송사업을 추월했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와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크지만, 그 여파로 공익적 목적에 투입되는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이 재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금 납부 대상이 방송사업 매출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TV홈쇼핑 사업자들이 모바일 구매 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더 주는 방식의 ‘꼼수 마케팅’을 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정부는 모바일 판매 실적도 방발기금 산정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법령 개정 검토에 들어갔다.

27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CJ오쇼핑·GS홈쇼핑·현대홈쇼핑·NS홈쇼핑·롯데홈쇼핑·홈앤쇼핑 등 6개 TV홈쇼핑 사업자가 2019년 납부한 방발기금은 492억원이다. 4년 전 2015년 672억원에 비해 26.7% 줄어든 수치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은 현행 ‘방발기금 분담금 산정 및 부과에 관한 세부사항(고시)’에 따라 방송사업 영업이익의 13%를 기금으로 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방송사업이 아닌 모바일, 인터넷, 카탈로그 등을 통한 기타사업 실적은 기금 납부액 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모바일 판매 비중이 증가할수록 공익적 목적의 방발기금은 그만큼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의 방송사업 매출은 2017년 3조2559억원에서 2019년 3조1498억원으로 3.3%(1061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타사업 매출은 1조9004억원에서 2조4171억원으로 27.2%(5167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TV홈쇼핑 사업자들의 기타사업 매출 비중은 GS홈쇼핑이 56.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홈앤쇼핑 52.4%, CJ오쇼핑 48.8%, 롯데홈쇼핑 37.8%, 현대홈쇼핑 35.1%, NS홈쇼핑 26.0%, 공영홈쇼핑 21.8% 순이었다.

특히 GS홈쇼핑은 지난해 모바일 매출이 5619억원으로 이미 방송사업 매출(522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 사업자들의 모바일 판매가 급증한 이유 중 하나로 ‘꼼수 마케팅’이 지적된다. 모바일 결제 전용 쿠폰, 방송 전 모바일 사전 주문 추가 할인 이벤트 등을 통해 모바일 결제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실제 홈쇼핑 방송을 보면 ‘앱 첫 구매 시 1만원 즉시 할인 쿠폰’ ‘앱 주문 시 2000원 할인’ ‘기다리지 않는 앱 주문 추천’ 등의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모바일 판매 실적을 기금 산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할 계획이다. 방송을 통해 모바일 매출 증대를 꾀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도 기금을 납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변재일 의원은 “TV홈쇼핑 사업자들이 공공재인 주파수를 할당받아 사업을 하면서도 모바일 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으로 기금 납부액을 축소하고 있다”며 “정부는 기금 산정·부과 고시 개정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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