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산에 계신 아버님 묘자리를 정리하지 못한 게 마음에 걸린다” “벌초하지 못한 묫자리를 생각하면 돌아가신 부모님께 죄를 짓는 것 같다” 등과 같은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와 있다. 여기에 나오는 ‘묘자리’와 ‘묫자리’는 어느 것이 맞는 말일까.
어느 게 맞는 표현인지 알기 위해서는 한글맞춤법 가운데 사이시옷 규정을 알아야 한다. 맞춤법에 따르면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 또는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고 뒷말이 된소리로 나는 경우 사이시옷을 넣어야 한다. ‘묫자리’는 한자어 ‘묘(墓)’와 순우리말 ‘자리’가 만나 이루어진 합성어로 [묘짜리]로 발음된다. 즉 앞말인 ‘묘’가 모음 ‘ㅛ’로 끝나면서 뒷말이 된소리인 [짜]로 발음되기 때문에 사이시옷을 붙여 ‘묫자리’로 표기해야 한다.
‘묫자리’가 아닌 ‘묏자리’로 쓰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사람의 무덤을 가리키는 ‘묘(墓)’의 순우리말은 ‘뫼’이다. 이 ‘뫼’와 ‘자리’가 만나 이루어진 단어가 ‘묏자리’다. 과거에는 ‘묏자리’만 표준어로 인정했기 때문에 ‘묫자리’는 틀린 말로 간주됐다. 그러나 2011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는 ‘묫자리’도 복수표준어로 인정받았다. 따라서 지금은 ‘묫자리’와 ‘묏자리’ 모두 쓸 수 있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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