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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기숙학원서 나가라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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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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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구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인근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chm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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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두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로 수험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27일 정부가 수도권 대형학원 집합금지 조치를 다음달 11일까지 연장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선 비현실적이라며 불만에 찬 목소리가 나왔다.


기숙학원에서 나가라고?...여기가 제일 안전해

재수 중인 자녀를 경기도의 한 기숙학원에 보내던 A씨는 최근 학원 측 연락을 받고 자녀의 짐을 싸서 퇴원했다.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300인 이상 학원 영업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A씨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기숙학원은 도심과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상대적으로 코로나 감염 위험이 적은데, 오히려 수험생들을 감염 위험이 높은 도시로 돌아가라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상에도 비슷한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300인 이상 대형학원 집합금지 명령이 난 8월19일 이후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기숙학원 관련 청원은 5건이다. 청원인원은 총 1만4000명이 넘는다. 청원인들은 기숙학원의 여건과 환경, 특성 등을 고려해 휴원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중간고사 보랴, 수시 준비하랴...혼란스러운 고3

서울 목동에 사는 학부모 B씨는 고민에 빠졌다. 고3 자녀가 조만간 학교에서 중간고사를 치르기 때문이다. 수도권 지역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등교해 대면 수업을 받고 있다.

B씨는 "아들이 얼마 전 수시 원서 접수를 마치고 지금은 준비 중에 있다"면서 "그런데 학교에서는 중간고사를 본다고 해서 시험을 준비하라고 조언할 지 수시 전형 준비에 집중하라고 조언할 지 고민된다"고 했다. B씨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각 대학 수시 전형 일정이 연기되는 등 기존과 달라졌는데 교육당국에서 별다른 조치 없이 그대로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3 수험생 입장에서는 2학기 내신성적이 수시 전형에 반영되진 않지만 재수를 할 경우 상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아예 신경쓰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집합금지 어기고 불법수업하는 기숙학원도

상황이 혼란스럽게 돌아가다 보니 일부 기숙학원은 방역지침을 어기면서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경기도내 기숙학원 22개소 중 19개소가 지난 15일부터 대면 수업을 진행하다가 적발됐다. 이달 16일 수능모의평가 응시를 위해 교육부가 방역당국과 협의를 거쳐 문을 개방했던 곳들이다. 이들 학원들은 모의평가가 끝난 뒤 원생들을 내보내지 않고 계속 영업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 측은 현재 적발된 기숙학원 소재지인 8개 시·군·구에 점검 결과를 통보한 뒤 고발 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그러나 기숙학원들은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언제까지 집합금지 명령이 풀릴 때를 기다릴 순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수생은 "기숙학원이 코로나19 감염으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외부인 출입이 잦은 학교도 등교를 개시해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외부인 출입이 상대적으로 적은 기숙학원은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정현 기자 goro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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