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기관투자자, 이달 6조 순매도…"성장주 팔고, 가치주 샀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최근 개인투자자(개미)가 무섭게 주식을 사들이는 동안 기관은 주식을 대거 팔아치웠다. 연말을 앞두고 기관투자자의 매도가 쏟아지는 것을 두고 두가지 해석이 나온다. 4분기부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 목표수익률 관리(윈도드레싱)에 나섰다는 시각과 공모펀드에서 돈이 빠져 나가면서 환매를 위한 매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2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에서 기관투자자는 총 6조178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가팔라지면서 올해 기준 순매도 규모는 29조원을 넘어섰다.

◆기관 차익실현…9월에만 6조 매도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간단위로 보면 12주 연속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추석을 앞두고 기관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메트로신문사

기관은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전기전자, 운수장비 업종을 주로 순매도 했다. 올해 들어 수익률이 높은 종목을 파는 등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7627억원)다. 다음으로 네이버(5043억원), LG화학(3948억원), 카카오(2748억원), 현대차(2547억원) 순으로 순매도 규모가 컸다.

해당 종목의 수익률을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 3월 19일 저점 이후 지난 25일까지 34.8% 올랐고, 네이버(104.9%), LG화학(172.6%), 카카오(162.3%), 현대차(158.0%)는 1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순매수세를 기록한 종목은 SK하이닉스(3344억원), 포스코(1495억원), 삼성전기(1274억원) 등이다. 주가 상승이 지지부진했던 종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하이닉스는 3월 19일 이후 지난 25일까지 20.1% 상승하는데 그쳤다. 해당기간 코스피지수가 56.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약세를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포스코는 39.1%, 삼성전기는 58.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4분기 들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우려해서 기관은 수익률 관리에 나서고 있다"면서 "또 주가수익비율(PER) 등 주식 가치가 과도하게 높아지면서 내부 리스크관리 규정에 따른 매도도 있다. 그동안 크게 오른 종목을 팔고, 앞으로 실적개선 등이 기대되는 종목을 매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공모펀드 환매도 주요 원인

공모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도 기관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개인의 환매 요청이 들어오면 기관투자자들은 일정 지분을 팔아서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5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총 14조8143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3월 증시 급락 기점으로 최근 6개월 동안은 18조2891억원이 줄었다. 투자자들이 공모펀드에서 자금을 빼고, 직접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융투자업계는 기관투자자의 매도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4분기 증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이슈로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시장을 방어하던 개인 수급도 리스크가 있다"면서 "미국 기술주 조정에 이어 미국 대선을 앞둔 정치적 불확실성, 가을철 북반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 등 증시 불안 요인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추석 연휴 동안 미국 대선 1차 TV 토론, 마이크론 실적 발표, 미국과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특히 제조업 지표와 고용보고서 결과 등 중요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특히 미국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져 추가 부양책 에 대한 기대가 약화된 점도 부담"이라고 밝혔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