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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日 정치의 이단아' 고노, 행정개혁 주도하며 눈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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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난 만들고 고노는 깨부순다"며 후원
도장ㆍ팩스 관행 지목... 행정개혁 속도전
내각 출범 후 트위터 팔로워 30만명 늘어
한국일보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장관이 17일 새벽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각 출범 후 심야 기자회견 관행을 정면 비판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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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장관의 거침없는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칸막이 행정 타파 등을 기치로 내건 스가 내각에서 개혁 드라이브를 주도하며 벌써 차기 총리 후보로까지 거론된다.

고노 장관은 27일 도장 사용 중지에 이어 팩스 사용 중지 방침을 밝히며 행정 디지털화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이메일과 온라인으로 정보를 모을 수 있다면 민간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편리성이 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도장을 없애면 서류를 인쇄할 필요가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고노 장관은 앞서 24일 모든 중앙 행정부처를 대상으로 공문서에 도장을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업무상 날인이 필요한 경우 이달 내로 이유를 적어 보고하라고 했다. 문서에 도장을 찍어 결재하고 이를 팩스로 전송하는 문화가 여전한 일본에선 날인이 필요한 공문서가 1만1,000건에 달한다.

일본의 도장 문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 재조명됐다. 정부의 긴급사태 선언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됐지만 문서에 도장을 찍어 결재하기 위해 출근하는 사례들이 보도되면서 타파해야 할 개혁 대상으로 인식됐다.

고노 장관이 '도장 문화 타파' 등 행정개혁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스가 총리의 후원이 한몫 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주변에 "난 만들고 깨부수는 건 고노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수적인 자민당에선 튀는 발언으로 '이단아'로 불리지만, 스가 총리는 이지스 어쇼어 도입 중지 등을 결정한 고노 장관의 실행력을 높이 사고 있다.

그의 튀는 발언은 행정개혁장관 취임 당일에도 있었다. 일본에선 내각이 출범하면 첫 각의를 한 뒤 신임 각료들이 한 명씩 기자회견을 하는 관례가 있다. 지난 16일 첫 각의를 마친 뒤 저녁 11시부터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튿날 오전 1시에야 회견장에 섰다. 이 자리에서 심야 회견을 '전례주의'라고 비판하며 "그만두는 게 좋다"고 쓴소리를 했다.

고노 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대중과의 소통에 능하고 발신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의 트위터 계정 팔로워는 스가 내각 출범 당시 약 170만명이었으나 열흘 만에 200만명을 돌파했다.


도쿄= 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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