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과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하지 말 것을 재차 당부했다. 미국 HAAH오토모티브홀딩스(HAAH)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쌍용차에 대해선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동걸 회장은 28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어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11일 2번째 임기를 시작한 후 첫 기자 간담회다.

그는 먼저 아시아나 ‘노딜’(No Deal) 후 HDC현산이 계약금 반환소송을 낼 경우 대응방안에 대해 “조용히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했다. 이어 “금호 측은 HDC현산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응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싸움 없이 그냥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HDC현산이 2500억원의 계약금을 포기하고 법적대응에 나서지 말 것을 주문한 것이다.

이와 관련, HDC현산이 소송 등 법적 조치를 취한 것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채권단은 HDC현산에서 노딜 이후 연락받은 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나 구조조정은 통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조만간 외부 컨설팅을 실시한 뒤 방법을 찾겠지만 현재로선 구체적 방안을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일단 기업을 안정화시키고 가치를 제고해 적절한 시기에 통매각이든 분리매각이든 결정하겠다”고 했다.

쌍용차에 대해선 미 자동차 유통업체 HAAH가 대주주인 마힌드라 측에 인수제안을 했다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다만 채권단에 자금지원 요청을 했는지 여부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이 회장은 쌍용차의 경우 대주주의 책임있는 행동과 이해당사자 고통분담이 있어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사업의 지속가능성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언론에서 쌍용차의 지속가능성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보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와 함께 제주항공 등 일부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LCC는 개별 기업의 상황이 모두 상이해 정책금융을 통한 지원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다만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등 2곳은 기안기금 지원요건을 충족한다고 인정했다.

그는 제주항공은 기금지원 요청 시 지원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아시아나 구조조정 방안과 연관이 있기 때문에 추후 다시 검토할 방침이다.

최근 논란이 된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출판기념회에서의 ‘가자~20년’ 발언에 대해선 다시 사과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발언에 실수가 있었다. 사려깊지 못한 발언을 사과드린다”며 “국책은행 수장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주어진 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 3년간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유지해왔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3대 원칙에 입각해서 공정하게 정책금융을 실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8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산은)